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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2-05 20: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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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확장공사로 사용하지도 못하는 명돈가식당의 주차장은 비에 젖었다.


한 여인이 울고 있다. 전화 너머로 너무나도 서럽게 울고 있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목소리가 말한다.

 

“목사님! 요즘 같으면 하루에 몇 번씩이나 죽고 싶어요.”

 

16년째 알고 지내는 60대 그 여인은, 병으로 인해 사선을 넘나들 때도, 이전 사업을 망하게 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힘들어 할 때도, 그밖에 온갖 위기 때에 함께 했었지만, 이렇게까지 한스럽게 울진 않았던 듯하다. 당장 그 다음날(4일) 아침 그녀의 식당을 찾았다. 해결은 둘째 치고 사지로 몰린 한 여인의 하소연과 함께 하고 싶었다. 사연은 이랬다.

 

여느 식당이 그렇듯 대출을 내어 시작한 식당이, 온갖 어려움을 겪고 이제야 겨우 자리 잡으려고 하는데,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기고야 말았다. 식당 앞 도로확장공사가 올 10월부터 시작되었다. 그 공사로 인해, 식당 주차도 어렵고, 식당진입도 어렵고, 공사하는 소리가 들리니 식당손님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예년에 비해 매출이 1/4로 줄어들었다.

▲ 주차장을 확보했을 때는 그나마 겨우겨우 식당운영에 어려움은 적었지만 도로확장공사로 인해 주차장이 없어지자 영업매출은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같이 있던 직원도 나가게 되고, 결국 창업하면서 오랜 세월 함께 했던 남동생에게도 자기 살길을 찾아가라고 했다. 이젠 사채까지 쓸 형편이 되었다. 기가 막힌 건 내년 5월까지 이 공사가 진행된다고 하니, 이대로라면 이 식당은 망해서 재기불능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목사님! 안성시가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도로 확장 공사를 하는 것은 좋은데, 그 주변에서 장사하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 대책도 세워주지 않고, 배려도 전혀 없습니다. 식당이야 망해서 나가든 말든 할 일만 한다는 식입니다.”

 

그녀는 상당히 화가나 있어 보였다. 그동안 도로공사 측에도 이야기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안성시청에선 단 한 번도 나와 보지 않았단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 듯, 그녀도 지금 그런 심정이다.

 

상당한 시간을 눈물과 분노로 하소연 하던 그녀가 뜻밖의 한 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목사님. 이왕 이렇게 된 건데, 누구를 원망하면 뭐합니까. 한국도로공사도 안성시청도 시민을 위해 잘하려하다 보니 이렇게 된 거 아닙니까. 솔직히 지금도 원망스럽지만, 안성시청과 안성시민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그녀의 제안은 그동안의 대처방식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듯 보인다.

 

예전엔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들으면, 같이 아파하거나, 언론에 알려 여론을 환기시키거나, 시청이나 정치인에게 알려 해결책을 강구하는 게 다였다. 이번에도 나는 그러려고 했다.

 

“시민들이나 언론 등에서 우리 같은 식당을 알려서, 시민들이 일부러라도 우리 식당을 이용하게 하면 우리 같은 식당이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요. 연말송년회나 각종 모임을 여기로 잡아도 좋을 듯합니다. 특히 안성시청과 직원들이 이런 일에 솔선수범한다면, 피해가게와 가정들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그렇다. 도로확장공사를 하는 것은 대다수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하는 것이고,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식당과 가정이 막대한 피해를 보는 것이다. 이때, 우리 시민들이 나선다면, 여럿이서 한 가정 살리는 것은 어렵지 않은 듯하다.

 

“이 제안은 저하나 살자고 하는 거 아닙니다.”

 

“제가 사는 도로도 그렇지만, 지금 대림동산 앞 도로공사 때문에 여러 가게가 망해가고 있고, 민원이 빗발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운동을 하면, 적어도 공익을 위해 피해보는 개인들을 사회적인 차원에서 살리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요.”

 

아! 이 여인이 정말 대단해보인다. 지금 자신도 죽을 맛이고 앞도 보이지 않을 텐데, 자신도 살고 이웃도 사는 길을 제안하니 말이다.

 

중앙대 후문 내리에서 ‘명돈가’식당을 운영하다가 최대 피해를 입고 있는 임삼성 대표가 제안한 것을 받들어, 안성시와 시민에게 제안한다.


‘도로확장공사로 인해 피해보는 가게를 안성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애용하여 살려내기 운동’, 줄여서 ‘피해가게 살려내기 운동’을 제안한다. 우리 사회의 공익사업 때문에 피해보는 개인들을 살리는 좋은 선례가 되지 않을까. 위로 전화나 사용문의 전화는 안성 명돈가 (031-673-6398)로 하면 된다.


필자. 더아모의집 목사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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