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한 방에서
며칠을 앓고 난 얼굴같이
서너 통의 편지가 누워 있다
얼마나 뒤척였는지
모서리가 긁히고 헤진 것이 안쓰러울 뿐
가까스로 가로누운
발신인이 슬픈 한 통은 주무신다
우편함에 손을 넣으면
금방 부서질 것 같아서
나도 부서질 것 같아서
자갈밭을 걷는 소심한 눈빛으로
그냥 지나친다
바람이 나의 눈가를 스쳐가는 동안
글썽이는 눈물이 말라가는 것처럼
그도 나를 떠나보내리라
[박노식 시인]
-광주 生
-조선대 국문과 졸
-전남대 대학원 국문과 수료
-광주스토리텔링작가협회 회장
-한국미소문학 정회원
-휴먼아카데미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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