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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도시에 대도시청년 100명보다 많이 몰린 까닭 - 안성에서 안성청년들이 시도하는 지역청년문화 바람.
  • 기사등록 2017-06-12 21:01:48
  • 수정 2017-06-12 21: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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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유사 이래 이런 시도는 없었다. 대도시나 서울에야 이런 일이 일상일 수 있지만, 전형적인 농촌도시 안성에선 이럴 순 없었다. 18년째 안성에서 살아온 내가 단언한다. 한마디로 신선하다.”


<‘청년문화 불모지 안성’이 현실일진데...>


안성이 어떤 곳이냐고? 안성은 인구 18만의 도농복합도시다. 일단 청년인구가 별로 없다. 청소년 시절엔 부모 그늘에서 공부하고, 청년이 되면 대도시로 유학가거나 취업 나간다. 그야말로 인재배출(?)도시다. 배출만 하고 유입은 별로 없다.


그나마 있는 청년들에겐 그들만의 문화가 없다. 없다고 하면 섭섭할 테니까, 극히 적다고 해두자. 또래끼리 술집에 가서 술 마시고, 차 마시는 것이 전부라면 전부다. 농촌도시가 어딘들 그렇지 않으랴 마는, 안성도 그렇다.


영화 한번 보려면 평택이나 천안을 가야한다. 그 흔한 영화관이 안성에 없다. 사실 조그만 영화관이 있긴 하다만, 거긴 영화 2~3편을 달랑 상영한다. 소박해도 너무 소박하다. 뮤지컬이나 연극 따위는 꿈에도 못 꾼다. 한마디로 안성은 ‘청년문화 불모지’다. 이건 ‘청소년문화 불모지’의 연장선에 있기도 하다.


<드림팀으로 꾸려진 청년토크콘서트가 안성에서.>



▲ 진행자 심우상 매니저


이런 안성에서 일낸 젊은이들이 있다. 아름다운가게 안성점 심우상 매니저와 그 일당(?)들이다. 심 매니저는 30대 중반에 꽃다운 청춘이다. 그들은 자신들을 ‘느림보 공동체’라고 말한다. 이름부터 뭔가 느낌이 온다. 이런 그들이 지난 11일 안성의 한 카페 2층에서 일을 저질렀다.


그들이 벌인 판의 이름은 ‘양탄자 라이브’다. 스타일은 ‘토크콘서트’다. 일단 강연자들이 신선하다. 농촌도시 안성에선 꿈(?)도 못 꿀 드림팀들이다. 거기서 다루는 담론 또한 획기적이다. 아래와 같다.


6월 11일 강연자 - 아빠는 평생 육아의 즐거움을 모르고 죽는다 / 이용 : 팟캐스트 <필스교양>진행자,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책 읽을 시간/ 김경현 : 이태원 독립책방 <다시서점>대표. 6월 25일 강연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 / 김보화 x 김홍미리 :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토크콘서트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1일 강연은 끝났다. 반응은? 한마디로 폭발적이었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일단 이런 시도가 이루어졌다는 것이고, 이단은 청년들이 많이 왔다는 것이다. 이날 강연에 카페 2층이 미어 터졌다고 해야 될까. 크지 않은 공간에 40 여명이 앉아 토크를 즐겼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2~30대 청년이었다는 것. 이건 안성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도시 청년 100명이 모인 것보다, 느낌상으론 훨씬 많다.



▲ 팟캐스트 ‘필스교양’ 진행자 이용과 청중들



처음 강연자로 나선 <필스교양> 진행자 이용의 ‘아빠의 육아일기’는 관객들로부터 ‘폭풍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여성들에게 말이다. 30대 여성 중 ‘아이 엄마’도 있다. 처녀라도 여성들은 ‘육아의 고난’을 느낌으로 이미 알고 있다. 그녀들은 “남편과 예비남편과 같이 올 걸”하는 후회를 쏟아냈다. 하하하하.


거기에 참여한 ‘곧 오십’인 나도 그 이야길 듣고 많이 회개 했다. 현재 24살인 나의 딸과 18살인 나의 아들의 육아에 신경을 못 썼던 아빠의 뼈아픈 회개였다.



▲ 다시서점 김경현 대표와 청중들



이어진 <다시서점>김경진 대표는 소위 ‘동네서점’을 하는 청년대표다. 자본주의 대기업 위주의 사회에서, 동네에서 작은 서점을 이어가며 고군분투 하는 그의 이야기들은, 책을 안 읽어도 너무 안 읽는 요즘 사람들에게 찔림으로 다가왔다.


그의 강연 중간 중간 들려주는 주요 애드리브인 “도와주십시오”란 말은, 동네서점 주인들의 처절한, 그러면서 유머러스한 표현이었고, 강연자와 관객 모두 웃으면서 받아들인 ‘웃픈’ 우리시대의 자화상이었다.


<안성지역에서 청년바람 일으킬까?>


안성지역에서의 ‘느림보 공동체’의 이러한 시도가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지역에서 일할 젊은이가 없다’는 푸념을 넘어서, 지역에서 놀 줄 아는 젊은이가 많아지는 도화선이 될까. 청소년 시절 고향에서 공부하고, 청년 되면 대도시로 떠난다는 통념에 금이 갈 수 있을까. 한 번의 행사를 넘어 지역 청년들의 담론이 형성될까.


이런 질문들을 마구 던지고 싶게 만드는, 신선한 시도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솔직히 25일에 이어질 다음 강연이 기대가 된다. 페미니스트인 내 딸도 같이 가자고 해야겠다.



<'양탄자 라이브’에는 어떻게 참여하지?>


예매 페이지(https://goo.gl/forms/CH9ccj3DTDEzUN0A3)를 통해 선착순 50명 한정으로 1매 5,000원(1 free drink)에 동참할 수 있다. 환불 신청은 강연 1일 전까지 메일(sloth_union@naver.com)을 통해 접수가능하며, 강연 장소는 커피 컬쳐 Coffee Culture(경기도 안성시 강변로 137-1)로 정해졌다.



송상호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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