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정 씨 「달을 삼킨 휴지통」 전체 대상…일상 속 사물에서 시적 상상력 펼쳐
안성문학상 박춘희 시인 선정…시집 『가물치 우는 밤』 문학적 성취 인정
[우리타임즈 = 김영식 기자] 평범한 일상의 사물에 시적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 작품들이 문학적 결실을 맺었다. 제26회 혜산 박두진 전국백일장과 제5회 안성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24일 오후 3시 30분 안성맞춤랜드 잔디광장에서 열려 수상자들을 축하하고 문학의 의미를 나눴다.
(사)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거북이공연단의 식전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 조현광 지부장의 개회 선언과 국민의례, 혜산 박두진 시인과 작고 문인에 대한 추모 묵념, 환영사 및 내빈 소개 순으로 진행됐다.
민경호 안성예총회장의 축사에 이어 이영순 시인이 정희정 씨의 대상 수상작 「달을 삼킨 휴지통」을 낭송하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후 2부 시상식에서는 제5회 안성문학상을 시작으로 전국백일장 전체 대상과 부문별 시상, 지도교사상 수여가 이어졌다.
제5회 안성문학상은 박춘희 시인이 시집 『가물치 우는 밤』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 시인에게는 조현광 안성지부장이 상을 수여했으며, 상금 300만 원이 전달됐다. 심사보고는 조경선 시인이 맡아 안성문학상 수상작을 선정한 취지와 작품의 문학적 의미를 전했다.
제26회 혜산 박두진 전국백일장 전체 대상은 정희정 씨의 「달을 삼킨 휴지통」이 차지했다. 정 씨에게는 한국문인협회장상과 상금 100만 원이 수여됐다. 전국백일장 심사보고는 김경호 시인이 맡았다.
이번 백일장은 ‘가방’과 ‘휴지통’을 주제로 초등부 저학년·고학년, 중등부, 고등부, 대학·일반부로 나눠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사물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를 시적 언어로 표현해 문학적 상상력을 겨뤘다.
부문별 최우수상은 초등부 저학년 남효림 학생의 「휴자통」, 초등부 고학년 김나예 학생의 「내 가방」, 중등부 윤채원 학생의 「어깨 위의 계절」, 고등부 신미영 학생의 「내 가방 속에는 코끼리 한 마리가 산다」, 대학·일반부 이혜영 씨의 「가방 속의 봄」이 각각 차지했다. 각 부문 우수상과 장려상 수상자에게도 상이 전달됐으며, 김미성 화암중학교 교사와 전은경 금산초등학교 교사는 지도교사상을 받았다.
전체 대상작 「달을 삼킨 휴지통」은 휴지통의 둥근 뚜껑에서 초승달과 반달의 모습을 떠올리는 발상이 돋보인 작품이다. 익숙한 사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독창적인 시적 이미지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박춘희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안성과의 인연을 돌아보며 문학이 자신에게 지닌 의미를 전했다. 24년 전 금광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에 이끌려 안성에 작업실 겸 거처를 마련했다는 그는 호수 쪽으로 기울어진 푸른 나뭇잎과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을 인생에서 가장 경이롭고 아름다운 유혹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학이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더라도 사회의 어두운 곳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드러낼 수 있다며, 시가 누군가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넬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를 삶의 기록이자 고백이며 위로라고 표현하고, 이번 수상을 더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한 격려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경북 봉화 출신인 박춘희 시인은 한경국립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미디어문예창작을 공부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문예지 『시와 시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 『천 마리 양들이 구름으로 몰려온다면』과 『가물치 우는 밤』 등을 펴냈다.
조현광 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혜산 박두진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 세대와 지역을 넘어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뒀다. 안성지부는 앞으로도 백일장과 문학상 등을 통해 문학 인재를 발굴하고 지역 문학 발전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