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청 앞 150여 명 집결…김보라 시장에 상생협약 파기 촉구
안성시의회 의장·의원, 지역 농협 조합장들도 참석…“고삼만의 문제 아닌 안성 전체의 생존권 문제”
이광철 집행위원장 “직방류 1차 책임은 안성시…주민 생존권 왜곡 말라”
▲ ‘SK하이닉스 반도체 오·폐수 고삼저수지 직방류 반대 고삼주민 100인 공동행동’은 19일 안성시청 현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오·폐수 방류 증량 계획 철회와 고삼저수지 직방류 저지를 위한 공동행동에 나섰다.[우리타임즈 = 김영식 기자]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 발생하는 오·폐수의 고삼저수지 직방류를 반대하는 안성지역 주민들의 집단행동이 대규모로 전개됐다.
주민들은 하루 최대 48만 톤으로 알려진 방류 계획의 전면 철회와 2021년 체결된 상생협약서 파기를 요구하며 안성시와 김보라 시장을 향해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오·폐수 고삼저수지 직방류 반대 고삼주민 100인 공동행동’은 19일 안성시청 현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오·폐수 방류 증량 계획 철회와 고삼저수지 직방류 저지를 위한 공동행동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안성시민과 고삼면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안성시의회 반인숙 의장과 김승택·조민훈·박만식·안태호 의원, 김지은 진보당 안성지역위원장, 윤홍선 고삼농협 조합장을 비롯한 지역 농협 조합장 9명도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반도체 오·폐수의 고삼저수지 유입 문제가 단순히 특정 지역의 민원을 넘어 안성의 농업과 환경, 시민의 생존권에 직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방류량 증량 계획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안성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시민과 농민의 우려를 외면한 채 행정적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 발언에 나선 박우성 반대대책위 공동상임대표는 친환경농업인의 입장에서 농업용수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어 이광철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고삼저수지 직방류 문제의 1차 책임이 안성시에 있다고 주장하며, 안성시가 방류 계획 변경 과정에서 우회 방류 방안을 충분히 검토·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삼저수지 관리 주체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직방류에 반대하고 우회 방류 필요성과 함께 농업용수 이용자 동의, 수문 관리 및 관리 비용 문제 등을 제기했다며, 관련 우려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책 없이 방류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농업 피해 가능성을 단순히 검증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며, 실제 농업 현장을 바탕으로 피해 여부를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확산한 ‘고삼지역 200억 원 수령설’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보상을 더 받기 위해 반대 투쟁을 벌이는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이번 투쟁은 보상 문제가 아니라 농업용수와 환경, 주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언론에 안성시의 책임과 방류 계획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당부했다.
이어진 연대 발언에서도 직방류 반대가 안성 전체의 공동 과제라는 점이 거듭 강조됐다. 유동현 일죽농협 조합장과 정재영 농촌지도자회장 등은 반도체 오·폐수 문제가 고삼면 주민들만의 이해관계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지역 농업과 환경을 지키기 위한 연대와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직접적인 피해 우려를 제기해 온 윤홍선 고삼농협 조합장은 용인 반도체산업단지의 오·폐수 방류량 증량 계획을 거론하며 안성시의 소극적인 대응을 비판했다. 윤 조합장은 안성시가 사안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답변과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이재원·윤흥헌 공동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이재원·윤흥헌 공동위원장이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는 이천 SK하이닉스 사업장의 방류수 문제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고삼저수지 직방류 계획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최근 이천 SK하이닉스 방류수에서 농업용수 적합성과 관련한 우려가 제기된 점을 언급하며, 과거 이천 사업장 인근 농경지에서 발생했던 벼 고사 논란과 유사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배출허용기준 충족 여부만으로 농업용수로서의 안전성까지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염소이온과 황산이온 등 방류수에 포함된 성분이 농업과 토양환경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책위는 당초 알려진 하루 33만~36만 톤 수준의 방류 계획이 최대 48만 톤으로 늘어나는 변경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며, 기존 계획보다 약 44% 증가한 규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방류량 증가가 현실화할 경우 고삼저수지의 수질과 수온, 수생태계는 물론 농업용수의 안정적인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증량 계획의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고삼저수지가 농업용수를 저장·공급하는 저수지라는 점에서 하천 방류와는 다른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염류를 포함한 방류수가 장기간 유입될 경우 수질 변화와 농업 피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사업 추진에 앞서 충분한 검증과 주민 의견 수렴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의 반대 의견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대책위는 고삼저수지 관리 주체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수질 악화와 수문 관리, 시설 안전성, 관리 비용 등을 이유로 직방류에 반대하고 우회 방류 필요성을 제기했음에도 관련 우려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강유역환경청이 방류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안성시의 공식 공문 등이 근거로 활용됐다는 취지의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는 점을 거론하며, 안성시가 방류 계획 변경과 관련해 어떤 의견을 제출했는지, 당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인근 용인 반도체산업단지의 다른 사업 사례와 비교하면서 고삼저수지 직방류 대신 하류로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안성시가 2021년 경기도·안성시·용인시·SK하이닉스 간 체결한 상생협약을 방류 계획에 대한 대응을 제한하는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협약의 내용과 책임 소재를 다시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날 기자회견의 마지막 순서에서는 2021년 체결된 상생협약서의 파기를 촉구하는 상징적인 퍼포먼스가 진행됐다.이날 기자회견의 마지막 순서에서는 2021년 체결된 상생협약서의 파기를 촉구하는 상징적인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경기도·안성시·용인시·SK하이닉스 간 상생협약서가 담긴 대형 현수막을 찢으며, 시민의 생존권과 농업용수의 안전성을 위협한다고 판단되는 방류 계획에 더 이상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SK하이닉스의 하루 최대 48만 톤 직방류 계획 전면 철회 ▲김보라 안성시장의 직방류 관련 책임 인정과 2021년 상생협약 파기 선언 ▲정부와 경기도의 농업용 하천 염소·황산이온 배출허용기준 마련 ▲한국농어촌공사의 목적 외 사용 불허 등 관련 권한을 통한 오·폐수 유입 차단을 요구했다.
특히 김보라 시장을 향해 방류 계획과 관련한 안성시의 공식 회신 내용을 공개하고, 직방류 문제에 대한 시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한국농어촌공사에도 대기업의 사업 추진 논리에 밀리지 말고 농업용수 관리기관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앞으로도 주민과 농민,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확대해 직방류 반대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언론에도 이번 사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취재를 요청했다.
한편 고삼저수지 직방류 문제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산업용수 처리와 지역 농업용수 보호, 지자체 간 협의 및 주민 수용성 문제가 맞물리면서 안성지역의 주요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방류량 증량 계획과 우회 방류 가능성, 농업용수 안전성에 대한 검증, 2021년 상생협약의 책임과 효력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성시와 관계기관이 주민들의 우려에 어떤 입장과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