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어디에서도 완전한 자유는 가질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사물 예컨대 돈, 명예, 권력 같은 것들은 가까이하면 할수록 집착이 생긴다. 그리고 집착을 하면 할수록 마음에는 만족과 화평이 아니라 긴장이 쌓이게 된다. 마음의 평화는 먼 데 있지 않다. 집착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된다. 마음이 집착에서 벗어나면 온 세상이 곧 천당이고, 마음이 집착으로 차 있으면 온 세상이 곧 지옥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어려움을 알만치 경험한 어떤 이의 (심백강(2000),<</span>누가 가장 자유로운가>,청년사) 부분을 마음 수행하듯 필사하는 그의 마음을 읽으며 지금 내가 누리는 자유의 소중함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일과도 상관이 크다.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 상황이 변하면 새로운 직업을 만난다. 소위 에피소드라 말하기도 하는데 일을 한다는 것은 사회생활속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이 어려운 것은 일정기간 숙련의 시간을 준다. 하지만 사람은 꼭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있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이 든다.
정년퇴직 후에 갖는 새로운 일도 그러하다. 내가 잘 나가던 무엇이었던 건 상관이 없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일에 임한다면 그 속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얼마 전 여러 조건으로 인해 장기간 근무를 하지 못하고 심한 우울감과 불안감과 그로 인해 오는 각종 스트레스로 체력도 떨어져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관한 물음이나 답도 없는 두려움이었다.
지금 오촌의 시골집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하는데 아직 확정 된 것은 아니다. 저녁에는 사람이 다니지 않는 옛길 사이를 거닐며 벼가 익는 모습과 풀냄새와 꽃 주변을 훨훨 날아다니는 호랑나비를 한 쌍을 한참 구경했다. 멀리 서운산 정상 봉우리가 보이고 주변에 야산도 눈을 맑게 한다. 나는 시골이 체질인 것 같다. 집 주변에는 축사가 많아 사실 주택지로는 그리 좋지 않지만 이른 아침부터 소 울음소리와 닭 울음을 들으니 마음이 왠지 모르게 평화로운 기분이다. 마당 잔디 옆 작은 토분에는 채송화가 활짝 핀 작은 꽃을 오래 들여다보게 된다.
며칠 머무는 사이 삼시 끼니를 거르지 않게 되고, 목가적 풍경에 자꾸만 걷고 싶고, 시골의 향기가 무한히 느껴져 기분이 너무 좋다. 언제까지 일지는 모르겠지만 몸이 많이 회복되고 있다. 마음은 단단해졌다. 마당 한 쪽 견사의 덩치 큰 늠름한 개들도 나를 보고 짖지 않는다. 거칠게 세상을 살아야 하는 이 시대, 매일 눈앞에서 산을 본다는 건 축복이다. 지금 순간은 내가 가장 자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