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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3-22 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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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콜과 커튼콜까지 이어진 감동…노래로 이어진 마음들, 함께 숨 쉬던 봄날의 무대

  

▲ 3월 21일 5시 안성맞춤아트홀에서 안성맞춤여성합창단 제12회 정기연주회. 그리고 진형곤 지휘자의 취임을 알리는 첫 무대가 펼쳐졌다.


[우리타임즈 = 김영식 기자] 무대의 조명이 서서히 낮아지고, 첫 음이 공기를 가르던 순간. 그날의 안성맞춤아트홀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었다. 서로 다른 삶의 결들이 하나의 호흡으로 이어지는, 살아 있는 공동체의 현장이었다.

 

3월 21일 5시 안성맞춤여성합창단 제12회 정기연주회. 그리고 진형곤 지휘자의 취임을 알리는 첫 무대.

 

객석에는 김보라 안성시장과 안정열 안성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정천식 부의장, 최호섭 운영위원장 및 기관‧사회단체장 그리고 단원들의 가족과 지인, 많은 안성시민이 자리했다.

 

이날 축사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합창은 공연을 넘어 도시의 품격을 완성하는 힘이라는 것.

 

김보라 시장은 인사말에서 “안성맞춤여성합창단이 시민들에게 품격 있는 문화예술을 선사하며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안성의 문화예술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정열 의장 역시 “합창으로 하나 되는 안성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공연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무대는 ‘안·성·맞·춤’이라는 이름 아래 네 개의 서사로 이어졌다. 평안과 환희, 희망, 조화, 그리고 축제. 단원들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안무가 더해진 무대는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였고, 서로를 바라보며 호흡을 맞추는 그 짧은 눈빛 속에는 오랜 연습과 신뢰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

 

이번 연주회를 함께 기획하고 홍보해 온 이정경 반주자는 건강이상으로 무대에 서지 못했다. 2015년 창단 초기부터 합창단과 함께하며 큰 역할을 해온 만큼 그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졌지만, 단원들은 그 마음까지 담아 무대를 완성해냈다.

 

‘안(安)·성(成)·맞(合)·춤(舞)’—이 네 글자가 하나의 흐름이 되어 관객을 천천히, 그러나 깊게 끌어당겼다.

 

안성맞춤여성합창단의 이번 정기연주회는 프로그램 구성부터 남달랐다. 각 부는 하나의 감정이었고, 하나의 이야기였다.

 

□ 안(安) – 평안과 환희

 

공연의 시작은 고요했다. Exaudi! Laudate, Laudate Dominum, Cantate Domino로 이어지는 성가곡들은 마치 공간을 정화하듯 울려 퍼졌다.

 

소리는 높지 않았지만 깊었고, 화려하지 않았지만 단단했다. 이 파트는 ‘시작’이라기보다 마음을 비우는 의식에 가까웠다. 관객의 숨이 점점 느려지고, 무대와 객석의 온도가 맞춰지던 순간이었다.

 

□ 성(成) – 함께 이루는 희망

 

분위기는 서서히 따뜻해졌다. 꿈길, 답장이(솔로 김지서), 희망은 깨어있네로 이어진 무대는 개인의 서정에서 공동체의 희망으로 확장됐다. 특히 솔로와 합창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혼자’와 ‘함께’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희망은 거창하지 않았다. 그저 누군가의 목소리에 다른 목소리가 얹히는 것, 그 자체가 희망이었다.

 

□ Special Guest – 소프라노 백자현

 

Close to you, Les Champs-Élysées. 익숙한 선율이 흐르자 객석의 표정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전문 성악가의 맑고 안정된 음색은 합창과는 또 다른 결의 감동을 전했다. 이 순간은 공연의 숨 고르기이자, 감정의 색채를 넓혀주는 장치였다.

 

□ 맞(合) – 조화를 통한 어울림

 

이 파트부터 무대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너영나영, 부끄러움, 쾌지나 칭칭 나네(장구 최예진). 전통과 현대, 리듬과 화음이 어우러지며 말 그대로 ‘어울림’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특히 장구와 함께한 무대에서는 합창이 더 이상 서양 음악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몸짓과 호흡으로 확장되는 느낌이었다. 소리와 리듬, 그리고 몸이 만나는 지점. 이 파트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생동감 있는 순간이었다.

 

□ Special Guest – 한신유스콰이어(소년소녀합창단)

 

성장통, ¡Cantar! (Sing!), Volare. 소년소녀합창단의 등장은 무대를 환하게 바꿨다. 맑고 투명한 음색, 꾸밈없는 에너지는 앞선 무대와 또 다른 결의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성장통’이라는 제목처럼 조금은 서툴지만 그래서 더 진솔한 울림이 관객의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다. 합창의 미래를 눈앞에서 확인하는 순간, 세대를 잇는 음악의 힘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 춤(舞) – 기쁨으로 축제

 

마지막은 말 그대로 ‘축제’였다. Don’t Stop Me Now(솔로 김유미), 꽃길만 걷게 해줄게. 경쾌한 리듬과 함께 안무가 더해지며 무대는 완전히 살아 움직였다.

 

이쯤 되면 합창은 더 이상 정적인 음악이 아니었다. 단원들은 노래하고, 움직이고, 웃으며 관객과 감정을 직접 교환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함께’라는 감각이었다. 나이도, 직업도, 삶의 무게도 다른 이들이 하나의 소리로 조율되는 순간, 합창은 기술을 넘어 공동체의 언어가 된다.

 

유종숙 단장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하나의 소리로 어우러지는 이 시간이 참으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숨 쉬는 합창단이 되겠다”고 전했다.

 

공연의 끝자락, 관객의 박수는 쉽게 멈추지 않았고, 결국 다시 켜진 조명, 그리고 이어진 앵콜. ‘사랑은 늘 도망가’가 흐르며 객석의 감정을 조심스럽게 흔들어 놓았다면, ‘I Sing Because I Am Happy’가 시작되는 순간, 그 의미는 완전히 달라졌다.

 

노래는 더 이상 공연이 아니었다. 왜 노래하는지, 왜 함께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하나의 고백이었다. “I sing because I am happy…” 그 문장이 반복될수록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점점 흐려졌다.

 

그리고 마지막, 커튼콜. 단원들이 손을 맞잡고 관객을 향해 인사하는 순간, 객석에서는 다시 한번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 박수는 단순한 찬사가 아니었다. 함께한 시간에 대한 공감이었고, 서로의 삶을 잠시나마 이해한 데 대한 응답이었다.

 

누군가는 눈시울을 훔쳤고, 누군가는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공연은 끝났지만, 감정은 남아 있었다. 그날의 무대는 화려한 기술로 기억되지 않는다. 대신 사람과 사람이 소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아주 본질적인 사실로 오래 남는다.

 

합창은 거창하지 않다. 그러나 그 울림은 깊다. 그날 밤, 안성은 하나의 노래였고, 하나의 숨이었다.

 

▲ 김보라 안성시장

▲ 안정열 안성시의회 의장

▲ 안성맞춤여성합창단 유종숙 단장

▲ 안성맞춤여성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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