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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평 공무원 사망과 인권위 고발이 던지는 국가적 경고…정의를 수사하라던 특검, 이제는 특검을 수사해야 할 때다
  • 기사등록 2025-12-02 09: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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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섭 안성시의회 운영위원장

 

[기고 = 최호섭 안성시의회 운영위원장] 국가인권위원회가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던 민중기 특별검사팀 소속 수사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고, 추가로 3명을 수사 의뢰하기로 결정했다. 수사를 받던 양평군청 공무원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압적 조사와 진술 강요 정황이 확인됐다는 이유다.

 

이 결정은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 제기가 아니다. 헌법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 수사권력의 인권 침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형사 책임까지 물은 중대한 사안이다.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특검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 ‘통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는가

 

특검 제도는 권력형 비리를 기존 수사기관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때 국민이 최후로 기대는 장치다. 그렇기 때문에 특검은 일반 수사기관보다 더 엄격한 절차, 더 높은 인권 기준, 더 무거운 책임성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이번 인권위 조사 결과는 정반대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인권위는 고인이 남긴 21장 분량의 일기 형식 유서를 통해 수사 과정에서의 심리적 압박과 강압적 조사 정황, 그리고 특정 수사관의 실명까지 적시된 기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황을 근거로 수사관을 고발하고, 추가 인원에 대한 수사 의뢰까지 결정한 것이다.

 

이는 곧, 특검 수사가 인권의 최소 기준을 벗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국가의 공식 판단이다.

 

한 공무원의 죽음 앞에서 정치적 해석은 무의미하다

 

수사를 받던 한 공무원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국가는 이미 무거운 책임을 안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강압 수사 의혹이 국가기관에 의해 확인되고, 수사관 고발까지 이어졌다면 이 문제는 더 이상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공무원은 권력자가 아니다. 행정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현장의 실무자였다. 그가 감당해야 했던 압박이 과연 개인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는지, 수사권력이 과도하게 행사된 것은 아니었는지, 국가는 지금 그 질문에 정면으로 답해야 한다.

 

한 생명의 죽음 앞에서 “정략”, “정치적 의도”라는 말로 사안을 희석하는 순간, 국가는 도덕적 정당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제는 ‘특검을 수사할 시간’이다

 

이번 사건은 더 이상 “특검의 수사 결과”로 매듭지을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특검 자체가 수사의 대상이 되어야 할 사안으로 성격이 전환되었다.

 

고발된 수사관에 대한 철저하고 신속한 형사 수사, 지휘 라인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 규명, 강압 수사 여부에 대한 독립적 전수 조사, 사망 경위에 대한 외압 없는 진상규명 등 이 모든 과정은 정치적 유불리와 무관하게 오직 법과 증거만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사법 정의가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선이다.

 

특검은 ‘정치의 칼’이 아니라 ‘국민의 보루’여야 한다

 

인권위는 국회의장에게 향후 특검법 제정 시 인권 보호 조항을 반드시 포함하라고 권고했다. 이 권고는 현재의 특검 제도가 인권 보호 장치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채 운영되어 왔다는 국가적 반성에 가깝다.

 

수사는 언제나 사람을 다룬다. 조사 대상이 공직자이든 일반 시민이든, 그 앞에서 국가는 결코 무한 권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결과를 위해 과정을 파괴하는 순간, 그 수사는 정의가 아니라 폭력이 된다.

 

지방의회의 한 사람으로서 분명히 요구한다. 나는 지역 행정을 감시하는 지방의회의 한 사람으로서 분명히 요구한다.

 

첫째, 고발된 특검 수사관들에 대한 즉각적인 강제수사 검토, 둘째, 특검 지휘부에 대한 책임 규명, 셋째, 사망 공무원 유가족에 대한 국가의 공식적 사과와 보호 조치, 넷째, 향후 모든 특검에 인권 독립감시관 의무 배치 제도화

 

이것은 어느 진영의 요구도 아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반드시 져야 할 최소한의 도리다. 정의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까지 정의로워야 한다,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 그러나 인권을 짓밟은 진실은 정의가 아니다.

 

특검이 아무리 큰 명분을 안고 출발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한 생명이 무너지고 국가권력이 인권을 침해했다면, 그 특검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특검 제도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정의를 수사해야 할 특검이 이제는 국민 앞에서 스스로 수사를 받아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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