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5-11-06 16:17:46
기사수정

 


 

목재 계단을 오르며 너를 생각한다

애써 걸으려는 네게서 삐거덕 소리가 난다

 

실패하는 일상은 우리를 실험하고야 만다

 

아무 결과가 없어도

우리의 사랑은 계속 고백되는가

 

너는 일생을 다해 무너지고

겨우 낸 가지들은 꺾이어 묻히고

다시 걸으려 내딛는다

 

지속적 고용은 가능한가 묻는 밤

밑이 보이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물에서 자라는 화병의 세계

물이 전부이고 물이 있으면

잎이 자라는 길을 만들고

 

화병에게 나는 누구인지 묻는다

모르는 길이 지워지느라 손금이 어지럽다

물을 주다 멈추면 어떻게 살아남는지 실험하는 자가 되고 싶지 않아

 

끝끝내 묻는다

일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박현주 시인

 



2010년《시평》으로 등단

시집『당분간 사과』

 

 

 








(박용진 시인 / 평론가)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을 통계상으로 실업자로 분류한다. 실업자 수 줄이기와 보조금을 기업에 지원해 주는 정부 정책에도 2016년부터 실업자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는 최악의 고용 상황을 보이고 있다.

 

실업失業은 관계의 상실이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퇴직할 시엔 심적 통증에 시달린다. 더군다나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이들의 심정은 헤아리기 어렵다. 이를 지켜보는 주변은 물론이며 금전적인 부족 상태는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가 된다.

 

시인은 "지속적 고용은 가능한가 묻는 밤"이라고 했다. 끝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는 앞날에 대한 심경이 묻어난다. 당사자의 입장이 아니면 온전한 납득은 어렵지만 "끝끝내 묻는다"에서 '물어본다'의 질문과 '묻어버린다'의 한층 진보한 성찰을 떠올려 본다. 통증을 묻은 시인의 확장한 인식을 읽어본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rtimes.co.kr/news/view.php?idx=35939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안성시사회복지협의회 좋은이웃들 사…
2026 안성 평화통일 원탁회의
'미래도약 플랫폼, 안성'
넥스트펜지
안성시민장학회
한경국립대학교, 대학인지도
만복식당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