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을 다 삼킨 창밖에
빛 한 줄기가 가만히
내려앉았다
잠결의 마음 구석에 남은 걱정 하나,
눈물 하나 조용히 식어간다
커튼 사이로 들이치는 햇살이
내 이름을 부른 듯
나는 아주 천천히 눈을 떴다
아직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지만
이 아침이 왔다는 것 하나로
조금,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김은희 시인
아람문학 시등단(2008년)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미소문학 발행인 겸 주간, 안성문인협회 지부회장
경기도 도지사상(2020년) 문화예술공로상 안성시장상(2022년)
[박용진 시인/평론가] 고양이의 눈에 비친 인간의 어리석음과 이중적인 속물근성을 풍자한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span>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는 "태연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깨달은 듯해도 사람의 두 발은 여전히 지면 밖을 벗어나지 않는다."라는 구절이 있다.
시인은 "잠결의 마음 구석에 남은 걱정 하나, / 눈물 하나 조용히 식어간다"에서, 어둠(걱정)은 항상 머물지만은 않는다. 곧 날이 밝고 빛(희망)이 가득해진다라고 언급했다. 시인이 말한 어둠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더 나아질 현재에 대한 희망을 유추할 수 있다. 밝은 날은 다시 어두워지는 시각을 향한다. 근심 걱정은 삶의 일부분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말대로 의식은 여전히 어둠에 머물 수 있다. 이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
어쩌면 인간은 '틈'에 머무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언제든지 바뀌는 환경에 머물며 대응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걱정 같은 감정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걱정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실존적 조건이다. 이를 인정하면서, 괜찮아질지도 모르겠다는 시인의 말에서 삶의 연륜이 빚어내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긍정의 기대를 읽을 수 있다. 더욱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