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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3-31 04: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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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산불이 산을 다 태우고 있다. 타들어 가는 나무들은 마지막 비명을 지르는 듯하고, 검은 연기는 하늘을 뒤덮으며 피난을 떠나는 짐승들의 흔적을 삼켜버린다.

우리는 또 한 번 자연의 고통을 목도하고 있다.

 

이번 산불은 발화 지점에서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었다. 그러나 오래된 소방시설과 노후 된 장비들은 화재 진압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특히 즉, 헬기의 문제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잦은 고장과 노후화로 인해 긴급 출동에 문제가 있었고,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동안 헬기의 부족으로 초기 진화가 어려웠다.

 

불과 2년 전, 울진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며칠 동안 불길은 멈출 줄 몰랐고, 숲은 물론이고 사람들 삶의 터전까지 집어 삼켰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집을 잃은 사람들은 망연자실한 채 대피소로 몰려들었고, 그들의 슬픔은 삶의 희망을 사라지게 했다. 그리고 국보급 사찰인 고운사마저 전소되며 소중한 문화유산의 피해도 안타까울 뿐이다. 잿더미로 변한 산을 보며 우리는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

 

그런 아픔도 잠시,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또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대부분의 산불은 인간의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담배꽁초 하나, 허술한 불씨 관리, 무심코 버린 쓰레기 하나가 수십 년을 자란 숲을 순식간에 없애버릴 수 있다.

 

산불은 단순한 재해가 아니다. 그것은 한 지역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동식물의 생명을 앗아가며,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자연의 조화를 깨뜨리는 비극이다. 불이 지나간 자리에는 삶이 재건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 상처를 복구하는 것은 자연의 몫이지만, 그 책임은 결국 우리 인간에게 있다.

 

특히 소방관들의 불과의 사투는 눈물겹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불길을 막아내려는 그들의 노력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매번 같은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우리는 이제라도 산불을 줄이기 위한 실천을 고민해야 한다. 작은 불씨 하나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스스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등산 중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불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며, 산불 예방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자연을 지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

 

산이 온전히 푸르러지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그것이 불타 사라지는 데는 단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 민둥산으로 검게 변한 생명을 잃은 산과 마을, 들녘을 보며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자연 앞에서 더 겸손해져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숲을 지켜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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