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폭설 피해 복구와 예산 논란: 민생 안정과 협력의 필요성

[기자수첩 = 김영식 기자] 안성시의회가 예산 회기인 2차 정례회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2025년 안성시 예산 1조 3,849억 원’을 확정하지 않은 채 통째로 ‘보류’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안성시는 법이 정한 최소한의 예산만 지출하는 준예산 체제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이번 사태의 시발점은 지난 11월 27일부터 28일까지 안성시를 강타한 대규모 폭설이다. 해당 폭설로 인해 지역 사회에는 평균 60.53cm, 최고 73cm에 달하는 눈이 쌓였고, 이로 인해 사망자 2명과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약 2,100억 원(NDMS(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에 등록된 피해액 1,827억 9,000만 원)의 피해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안성시와 시의회 간의 예산 논의는 지역 복구와 민생 안정을 위한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갈등과 논란이 지속되면서, 피해 복구는 지연되고 시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안성시의 복구 계획과 민생 안정 대책
김보라 시장은 지난 23일 긴급 언론 브리핑을 통해 폭설 피해 복구와 민생 안정 대책을 강조했다. 안성시는 이미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으며, 국비와 도비, 시비 등 370억 원 규모의 재난지원금을 확보했다.
주요 지원 계획은 소상공인, 농업, 축산업, 산림 분야에 걸쳐 신속한 재난지원금 집행을 포함한다. 추가로, 38억 원의 응급 복구비를 통해 철거 지원, 농가 장비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시는 민생 안정을 위한 100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계획하며, 지역화폐 인센티브 확대, 소상공인 특례보증 지원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김 시장은 "민생 최우선"을 강조하며 내년도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안성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의 비판과 추가 예산 요구
이에 반해, 안성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보라 시장의 긴급 예산안을 두고 실질적 피해 복구에는 미흡한 “생색내기 대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의원들은 재난 피해를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예산 마련을 촉구하며, 기존 예산안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또한, 준예산 체제가 필수적인 행정 운영을 보장하는 제도임을 강조하며, 시장 측이 이를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원들은 약 1,800억 원의 피해 규모에 비해 370억 원의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하며, 이를 메우기 위한 추가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초당적 협력을 통해 재난 지원 예산을 조정하려 했으나, 김 시장이 의회의 요청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예산 논란의 본질 - 권한과 책임의 조화
이번 예산 논란은 안성시의 예산 편성권과 시의회의 심의·의결권 간의 갈등에서 비롯되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예산 편성권은 집행부인 안성시에 있고, 시의회는 이를 심의·확정하는 권한만을 가진다. 그러나 시의회가 특정 예산 편성을 요구하며 전체 예산안을 보류한 것은 월권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더욱이, 예산안 제출 당시 폭설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피해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시의회는 피해를 반영한 수정 예산안을 요구했으나, 이는 행정 절차와 법적 한계를 넘어서는 요청으로 해석될 수 있다.
협력과 조율로 민생을 구하다
안성시와 시의회는 폭설 피해 복구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실행 방안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정치적 대립보다는 협력과 조율이 절실하다. 시는 의회의 우려를 수용해 현실적인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의회는 법적 권한 내에서 책임 있는 심의와 확정을 통해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고통을 신속히 덜어주고 지역 경제를 회복시키는 일이다. 안성시와 시의회는 상호 비난을 멈추고, 시민을 위한 공동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더 나은 안성을 만들어가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안성시와 의회의 최우선 과제는?
폭설 피해 복구와 민생 안정은 현재 안성시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시와 시의회는 각자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고통을 경감하고 지역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재 안성시와 시의회는 폭설 피해 대책 마련에 있어 한 가지 공통된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 바로 가용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사실은 양측이 협력하여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도출해야 하는 이유를 더욱 명확히 한다.
이제 공은 다시 안성시로 넘어왔다. 안성시는 시의회가 요구한 대로 수정 예산안을 제출할지, 아니면 기존 원안을 고수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수정 예산안을 제출한다면, 그 내용이 시의회의 요구를 충족시킬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따라서 안성시와 시의회는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자신들을 선택한 안성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자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