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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1-27 09: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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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미국의 가수 레이프 가렛은 70년대 ‘I Was Made for Dancing(난 춤을 위해 만들어졌어)’란 곡으로 우리들의 우상이 되었다. 그가 내한공연을 와서 금발머리를 찰랑이며 미소 짓고 노래 부르는 모습에 졸도하는 여학생들이 부지기수로 실려 나갈 정도였다니 잠시나마 심쿵해진다.

 

오늘은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강풍을 동반하며 내린다. 날마다 흩날리던 가로수 은행잎은 눈물단풍 길이 되었을 것이다. 마냥 신나는 댄스곡으로만 들었었는데 음악 첫 소절부터 가사를 해석하니 You got me rollin’ like a wheel on the road(너는 도로 위를 달리는 바퀴처럼 나를 굴리고 있어) Turnin’ round and round nowhere to go(돌고 돌아 더 이상 갈 데가 없어).

 

노랫말과 계절의 현상과는 무관하겠지만 우연히도 찬바람에 구르고 구르는 낙엽과 묘하게 합을 이룬다. 소녀들의 함성 소리도 사라지고 그와 나도 저무는 나이가 되었다. 생기로 가득했던 아름다운 소년은 주름진 얼굴과 덥수룩한 수염으로 세월을 지우며 살고 있다.

 

명성이란 한때 주어진 보석처럼 심장 뛰는 황홀감에 빠져들게 하지만 영원하지 않는다. 유명세를 떨치던 수많은 예인들을 보면 뜨는 별 위에 지는 별의 행진이 무수히 교차한다. 우스운 소리 같지만 이름 없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나는 지금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지 모른다. 잠시 이름있어본들 생명에게 내린 행복과 고(苦)의 윤전은 피해갈 수 없는 법이다. 비가 그치고 바람도 잠잠하기를 반복한다. 바람이 거세면 불안하고 고요하면 안정이 되듯 내실과 바깥의 차이에 따라 사는 일이 불민(不敏)의 영향을 받는다.

 

또 다시 낡은 주택의 베란다 창이 덜컹인다. 이제 이러한 소리에 익숙해지는 걸 보니 단련하며 산 보람이 있다. 여름은 얼마나 지독히 더웠던가, 이제 춥다는 말과 손잡을 시간이다. 지독하다는 것은 삶의 영역에 짙게 들어오면 고(苦)가 되는 것이다.

 

나이와 세월은 유수해서 동일한 뜻을 가진다. 이해인 수녀의 세월이란 시 부분을 인용해 본다.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는 동안/ 나도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네”, “모든 것 다 내어주고도/ 마음 한 켠이/ 얼마쯤은 늘 비어 있는/ 쓸쓸한 사랑이여”, “사라지면서 차오르는 나의 시간이여”

 

사라지면서 차오르는 시간이 있어 우리는 헛되이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될 일이다.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에 당황하지 말고 받아들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면 느긋하게 도보하듯 가는 자신의 사유와 친숙하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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