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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5-17 21: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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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천 마을 전경


한국의 산토리니, 부산시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그 미로 같은 골목길에 우리들의 계절과 시간은 멈춰있었다.


지난달 29일 국제교육도시연합 IAEC(International Association of Educating Cities)가 발표한 '제1회 우수교육도시상'의 수상도시로 선정된 감천문화마을. 안성과는 6년 전부터 자매도시로 연을 맺은 이후 양 도시는 매년 교류를 해오고 있다. 물론 안성시 사회단체장들로 구성된 화요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축하 사절단으로 참여했다.



▲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의 개막식 축하공연



13일 오후 5시 골목길을 콘텐츠로 내세운 감천문화마을골목축제가 올해로 6회째를 맞은 가운데 산자락을 따라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벌어지는 골목나라 퍼레이드는 알록달록한 지붕에 내린 햇살과 바다바람이 주는 싱그러움, 순정한 사람들의 정겨움이 더해지며 개막을 알린다.


특히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공존하는 우리들 마음속의 마당에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안성시의 자랑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의 개막식 축하공연은 안성시민으로서가 아닌 축제의 한 마당에 닿아있는 관객의 입장에서 감탄을 자아내는 것으로도 부족했다.


(민족현대사의 한 단면과 흔적인 부산 역사를 그대로 간직)


▲ 감천문화마을 야경


6·25전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감천문화마을은 앞집이 뒷집을 가리지 않는 계단식 구조, 미로 같은 골목 등 피란민들의 힘겨운 삶의 터전으로 시작돼 민족현대사의 한 단면과 흔적인 부산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옛사람과 숨을 나누는 이 역사적인 골목에서 벌어지는 프린지 페스티벌 어워드, 독립영화 상영 등 새로운 문화적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한층 더 젊어진다. 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들이 직접 만든 독립영화들을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문화 체험의 시간을 제공한다


골목길 곳곳을 방문하는 미로미로 골목길 투어, 우리나라 근대사회 및 산복도로의 삶과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현지에 거주하는 할아버지·할머니가 들려주는 감천골목의 숨겨진 이야기, 스토리텔러가 들려주는 마을 이야기는 흥미를 더한다.


여기에 감천 라디오극장, 감천 연지곤지, 추억과 소망의 우체통, 추억의 물지게, 추억의 책가방 등은 관람객들을 타임머신에 태워 시간여행을 시켜준다. 그러하니 핀란드의 에스포, 스페인의 로스피탈레트 데 요브레가트로 등 함께 선정된 우수교육도시일 밖에.



▲ 일년뒤에 받아볼 수있는 우체통



에게해(Aegean Sea)의 탐나는 섬 산토리니(Santorini)나 페루의 잉카유적지 마추픽추(Machu Picchu)에 비견될 만한 감천 문화마을. 주민들의 참여로 일궈낸 문화브랜드이며, 아름다운 풍경과 근대문화유산 보존 및 도시재생의 롤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이곳에서 기자는 관이 주도하는 안성의 축제를, 더불어 조선시대 전국 3대시장이라 일컫던 안성전통시장의 상처를 생각한다.



▲ 옛날 교복 대여해주는 곳



보존과 재생이라는 큰 명제를 가지고 생활문화에 창조적인 예술의 옷을 입혀 생활친화적인 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감천문화마을 골목축제는 행사의 기획부터 운영까지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되고 있다고 사하구청관계자는 밝힌다.


이즈음 기자는 아테네 올림픽, 독일 월드컵 등 세계적 이벤트에 초청되어 공연한 바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 유산인 남사당 전통민속공연이 주축을 이루는 바우덕이 축제가 열렸던 지난해 5일 동안 52만여명의 관광객과 15억 6천만원의 농산물 판매액, 242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올려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 대상 시상식에서 바우덕이축제가 축제예술/전통부문에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한 부분에 대해서 수억 원이 넘는 비용투자로 이루어진 성과물이라고 낮게 평가하고 싶진 않았지만 이번 감천 문화마을 골목축제를 둘러보며 저비용 투자 고효율 효과의 고민거리 하나가 생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보존과 재생이라는 큰 명제아래 펼쳐질 골목시장)



▲ 어묵으로 유명한 사하구의 한 가게



아울러 그 고민거리는 안성시내 중앙을 점유하는 재래시장으로 방향을 틀어본다. 전국의 지자체에서는 감천 문화마을의 영향을 받은 골목축제가 생겨나고 있다. 아 류라 할지라도 성과는 적지 않은 듯하다. 그렇다면 안성도 골목상권인 재래시장 활성화로 전통시장 축제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지 않은가.


시장 안을 돌아본 시민이라면 누구든 불황의 기운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물론 재래시장 활성화로 상품교환권을 발행한다거나 시장 안 상가 디자인의 현대화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전기는 마련한듯하나 자세히 들여 보면 허술한 구석이 많이 보인다. 여전히 불쾌한 냄새와 특히, 비어있는 2층 건물은 어쩌면 우범지역화 되고 있다. 

 

이런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한 재래시장의 활성화는 구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중기센터와 대중음악인협회가 주관하는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 문화공연이 안성중앙시장에서 열렸다. 소상공인을 위한 위로의 차원으로 열린 것인지 상품판매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인지 불분명한 것은 기자의 노파심일까.



▲ 벽화로 둘러쌓인 감천마을



인기연예인들을 초청하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그 비용으로 실질적인 재래시장 활성화의 주춧돌을 구입하면 어떨까. 이제 생각을 바꾸자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하여 공방이나 수제로 만든 찻집, 젊은이들이 함께 호흡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확보한다면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주춧돌을 놓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푸른 하늘에 닿을 듯 아래로 이어진 형형색색의 지붕과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리고 모든 길이 통하는 미로 골목길의 경관은 감천만의 독특함을 보여주며, 매년 다양하고 새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기획으로 축제의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 5천만원 이하의 축제비용으로 꾸며진, 어쩌면 세련되진 않았지만 정이 물씬 묻어나는 축제. 140만 명의 방문객을 자랑하는 2016년 부산시 유망축제로 선정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이다.



▲ 포토존으로 유명한 어린왕자


축제의 초점은 주민과 문화에 맞춰진다. 주민 동아리 ‘감내예술사랑회’가 직접 만든 아트풍선으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장식한 주민과 방문객들이 골목을 누비는 ‘골목나라 퍼레이드’가 처음으로 선보여 참여형 축제로 탄생한 감천문화마을은 IAEC로부터 오래된 마을을 주민과 예술가, 행정이 힘을 모아 도시 재생 표본 모델이 된 데에 높은 점수를 받아 우수교육도시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하듯 이젠 안성시도 과한 하드웨어만 고집 할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100만, 200만의 방문객으로 365일 내내 활기로 넘쳐나는 안성 골목시장축제를 못 만들라는 법은 없다.


“안성은 참 좋은 도시입니다, 바우덕이가 숨 쉬는 문화의 메카입니다. 바우덕이 축제에 꼭 초대 해주십시오. 꼭요.” 사하구 관계자들의 환대를 뒤로하고 버스에 올라탄 안성시 일행들을 향해 다시 버스에 오른 사하구 부구청장의 진심어린 인사말이 가슴에 파도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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