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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1-30 09: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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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여행을 하기 위해 시간 내기란 쉽지 않다. 가까운 곳이라도 시골길을 천천히 구석구석 살피며 다니는 것이 좋아 가끔 고삼저수지 상류와 하류를 드라이버코스로 정한다.

 

연휴 마지막 날 고삼호수로 울향낚시터를 기점으로 한적한 길에 든다. 갈아엎은 논에는 눈이 봉긋이 덮이고 봄나물과 봄풀이 녹았다 얼었다 하는 논둑은 바람이 쇠끝 같이 매섭다.

 

겨울은 침묵이 흐르는 계절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겨울은 삭막하기만 했다, 작은 시골길에서 먼 산빛을 보고 윤기 잃은 나무를 애상하면서 봄이 오기만 기다렸다. 은사시나무 빈 가지, 새들이 무리지어 나는 작은 나무들이 겨울이 그리는 그림이었다.

 

안성 가볼만한 곳 베스트 10중 팜랜드, 석남사, 고삼저수지, 죽주산성, 안성맞춤랜드, 미리내성지, 금광호수, 칠장사, 서운산을 가보았다. 또한 거봉포도, 미륵불과 석불, 유교 문화 발전, 5일장, 유기, 바우덕이묘, 청룡저수지를 비롯해 참으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저수지 주변을 돌면서 오른쪽은 꽁꽁 얼음이 얼어 낚시터 좌대들은 휴식기에 들었고, 왼편으로 곳곳 문중의 산소들이 후손의 보살핌으로 단정한 모습이다.

 

길게 늘어진 앙상한 수양버들 굵은 몸통이 세월을 말해주는 구불한 길을 가다보니 저수지 마을 어귀 보호수가 보인다. ‘안성 원조배 보호수란 넓은 상석과 작은 석물 옆으로 나무의 내력이 적힌 표지판도 세워져 있다.

 

돌배나무 일종으로 190년 전통 안성배의 전설 취앙네란 이름 아래 인간사 크고 작은 길흉화복을 지켜보며 가뭄과 홍수, 추위와 더위를 견디어 190년을 여기 삼은리에서 뿌리 내려온 안성배의 시조를 받든다는 글이었다. 지금도 마을의 기원을 바라는 제를 지낸다고 한다.

 

마을 사람이 아니면 우연히 아무나 쉽게 드나들지 않을 곳에서 만난 한그루 나무 앞에서 숭고해지고 따스해진다. 나무에 비하면 아직 어린 어른인 내 세월의 무게 따윈 살짝 던져버린다.

 

그 옛날 다 같이 돌던 동네는 사라진지 오래다. 누구나 마음속 간직한 마음의 고향이 있기 마련이다. 호화로운 여행보다 시골의 정취가 그리워 찾는 그곳이 가까운 지역에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복인가.

 

누구나 경쟁과 속도로 가득한 삶을 살아간다. 열심히 앞만 보며 달리다 돈을 모으고 살만하니 건강이 나빠져 드러눕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관건이고 번민이다. 그러니 동네 한 바퀴 돌자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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