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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0-28 07: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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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저 높이를 건너뛰면

그대에게 닿을 수 있을까

붉은 벽돌을 층계처럼 오르는

성당 외벽 담쟁이에게

엿보고 싶은 오색유리 안쪽은 성지다

체액은 끈끈해서

첨탑의 시간을 동여매지만

펼친 부채로 흔드는 잎들은

흔들리는 기도에 닿는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그리움을 흔드는 것

여명의 눈망울쯤에 닿는 끈끈한 발바닥 같은 것

수천 잎들의 포옹에는

구멍 숭숭한 고해성사도 있어

그날의 수직 파문을

땅속뿌리로 받아낸다

궂은 날 피뢰침처럼

 

 

 



 

다 같이 잘 살아간다는 의미의 상생相生은 담쟁이덩굴과 같다. 가지에 난 덩굴손 수십 개로 바위나 나무, 건축물들에 자라면서 겨울에는 건물 보온 효과와 여름철 냉각 효과로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 오색유리 안쪽이 성지가 되듯이, 시인은 말한다. "한 편의 좋은 시를 내놓기 위해서는 무릇 생명 탄생을 위한 잉태 과정과 마찬가지로 시의 발화점인 양질의 씨앗, 새로운 발견이 있어야 한다"라고. 시인은 담쟁이라는 상생相生의 씨앗을 발견했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문근영 시인

 


2009창조문학신문신춘문예

2015열린시학신인상

2017부산일보신춘문예 동시

2018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금샘문학상

시집안개 해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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