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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8-22 07: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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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영화 탑건: 매버릭개봉으로 한국을 내한한 만 60세 톰 크루즈는 영화는 나에게 일이 아니라 나의 꿈이자 열정, 시간이 지나면서 열정은 식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지고 뜨거워진다. 이게 나라는 사람이다.”라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더울 열), (뜻 정), 한자풀이로 뜨거운 마음이다. 어제 잠깐씩 내린 비가 오늘 더 뜨거운 하루를 만들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준다는데 나는 늦잠이 달콤하다.

 

집 주변 긴 산책로가 있어 언니와 휴일이면 걷는 길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반려견 목줄을 잡고 산책하는 사람, 빗자루로 길을 쓸어내며 맨발로 걷는 여자, 왼손이 편마비로 구부러진 아저씨, 걷지 않고 뛰는 남자, 흘러간 옛 노래 볼룸을 크게 올리고 앞서는 할아버지, 남편과 다정히 걷는 말 없는 노부부에게서 그들의 뜨거운 날들은 언제였을까 탐색해 본다.

 

비가 그리도 세차게 내렸었는데 어찌 살아남았는지 높은 가지에서 송충이가 떨어져 내린다. 작은 것이 무서운 이유는 외형의 생김새가 징그러워서다. 며칠 제대로 울지 못한 매미의 떼 창도 맹렬하다. 나무 기둥에 붙은 허물도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의 단서라 생각하니 떼 창의 맹공이 시끄럽지만은 않다.

 

뒷 베란다 해가 들지 않아 시원한 아침이다. 일찍 일어나 근육을 풀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2악장을 듣는다. 들어보면 참 아름다운 2악장이다.

 

모든 예술은 열정’(appassionate)으로 통한다. 내안에 내재된 영혼의 갈망 이리 치우고 저리 피하던 날들이 협소한 방에서 빛나고 있다. 시가 흐르고 그림을 그리며 상처 입은 지난날의 불안과 불온을 치유하는 시간 사는 일이 이렇게 열정 가득할 줄 몰랐다.

 

사는 일은 늘 위험한 변수와 게임을 한다. 병균과 천재지변이 삶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먹고 사는 일 외에는 배부른 소리라 할 수 있다. 더 신중하게 남은 삶의 목표를 설정해 보았다. ‘아무 것도 아니다, 하고 싶은 일 하며 평화롭게 살자.’고 다짐하니 붙잡고 있던 것들이 스르르 풀어지고 놓아진다.

 

어느새 화실이 되어버린 거실에서 파레트에 물감을 조색하며 캔버스에 올리는 붓터치 질감에 마음 탱탱해진다. 고양이와 새, 나뭇가지, 꽃잎, 물결을 칠하는 이 즐거움은 삶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가능함을 느낀다. 그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나이 들수록 열정 더 뜨거워진다는 배우 톰 크루즈의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가 이토록 성황인 것은 일과 삶에 열정을 다한 자기 관리의 당연한 결과이기에 멋진 그의 미소에 푹 빠져들어 열정 이입 순환을 해본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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