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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2-22 23: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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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중 가장 큰 보름달이 뜬다는 정월대보름.

어릴적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넉넉하고 풍성한 즐거움이 많은 명절.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전통으로 내려온 것들이 간소화되고 편리한 쪽으로만 이루어지다 보니 모처럼의 민속행사장이 펼쳐지는 서일농원을 찾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제 19회 안성 정월대보름 민속행사가 서일농원에서 장양제를 겸해 성대하게 치루어졌다. 성주안성(聖州安城)의 의미로 세세풍년, 건안만당, 태평성대, 만사형통등의 글귀가 쓰인 오방기를 앞세우고 전래 놀이인 투호, 고리던지기, 땅따먹기, 사방치기, 지신밟기, 널뛰기, 떡메치기, 시절음식 나누어 먹기등의 즐길 놀이가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즉석에서 바로바로 구워서 막걸리와 함께 먹을 수 있었던 김치부침개와 순대, 떡메치기한 찹쌀을 콩고물 묻혀 인절미로 만들어 나누어 먹고, 따끈따끈한 어묵탕과 붕어빵이 남녀노소의 간식거리가 되었다.


또 한쪽 부스에서는 "붓놀이야" 라는 타이틀을 걸고 참여한 캘리그라피팀이 있었는데 소원성취의 글귀나 가훈, 좋아하는 글귀등을 원하는대로 한지에 멋드러지게 써주고 있었고 사랑을 담은 부럼꾸러미는 아주 저렴한 금액을 받고 판매했는데 판매 금액은 장애인 거주 시설인 혜성원에 전액 기부한다고 쓰여 있었다.


투호던지기나 고리던지기를 하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동심의 모습들이 가득 번져나와 잠시 행복해하는 웃음띤 얼굴을 보게되었고 널뛰기를 하면서 구르기를 잘 맞추지 못하였지만 어느 누구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고 웃음을 잃지않았다.


나이가 지긋한 중년의 남자와 여자가 어디가서 투호 던지기와 고리 던지기를 하며 마음껏 웃을 수 있겠는가. 그런 기회가 자주 있지도 않을 것이고 선뜻 나서서 그런 놀이를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삼삼오오 모여서 서로 소리내어 웃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다람쥐 쳇바귀 돌 듯 살아온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유로워 보였다.



서일농원 대문에서 시작한 문굿(대문고사) 과 용수제(샘굿), 그리고 달집 태우기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었다.


서일농원 곳곳을 돌며 신명난 농악패거리의 소리가 구경꾼들과 더불어 한마당을 이루었다. 달집 태우기는 소원을 적은 종이를 모두 매달아 놓고 제사를 지냈다. 제사상에 놓였던 음식들은 구경꾼들에게 나누어 주며 함께 먹도록 했는데 기자의 뒤쪽에 계셨던 노인 한분은 귀한 시루떡이니 조금만 가져가 가족에게 먹이고 싶다셔서 모두 싸 드렸다. 그 시루떡을 먹었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까만 모든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으니 그리알고 먹으면 정말 귀한 음식인 것이다.


달집 태우기가 시작되고 활활 불타는 달집 앞에서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모두들 소원을 빌고 있었으리라. 큰 소원도 있을 것이고 소소히 아주 작은 것이지만 꼭 이루고 싶은 것들을 빌고 있었을 것이다.


조상님들이 둥근 보름달앞에서 소원을 빌고 두손을 합장하고 절을 하고 했던 시절의 풍습들을 아주 오랜만에 보게되어 즐거웠다. 사라져 가는 것들이 많이 아쉬운 나이에 들어선 모양이다. 사람에게서 시작한 것들이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전해져 내려오는 풍습들이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가기를 바란다.


행사를 기획하고 종일 동분서주하며 안내하고 챙기며 마지막까지 모든 행사를 마무리 했던 임충빈대표의 수고가 있었기에 더욱 빛나는 행사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날 참여했던 모든 분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올 한해 무탈하게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될거라 믿고 살면 된다. 바람은 차갑고 매서웠지만 함께 어우러져 펼친 흥겹고 신명나는 행사 덕분에 함빡 웃으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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