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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2-23 17:13:27
  • 수정 2016-02-23 17: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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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삼킬 듯 커다란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항아리, 그 안으로

어머니는 길을 만드셨다

닦고, 또 닦아도

해가 갈수록 항아리는

지상으로 올라왔고,

어머니는 점점 항아리 속으로

사라져 갔다

채워도, 채워도

굶주린 승냥이 마냥

항아리는 아가리를 닫지 않았다

푹 꺼진 한 쪽 눈과

절룩거리는 발자국이

항아리 안 깊은 곳으로

끝내 길을 내었다

어머니가 갈고 닦은 땅속 움막

웅크려드는 삶의 무게만큼

어둠에 스며드는 항아리 푸른 길,

꽃 한 송이 어머니 품고

파르르 먼 꽃길을 연다.











<황병욱 시인>


2013년 <한겨레21> 주최 <손바닥문학상>

단편소설 <민트와 오렌지>

<문학사상>, <솔>출판사, 도서출판 대원사

2015년 한국미소문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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