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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1-25 13:21:25
  • 수정 2022-04-13 07: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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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란 인간의 마지막 과정을 말 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날수록 노인 인구도 증가 한다. 노인은 단순한 늙은이, 노인네, 어르신이 아니라 운명하는 그날까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생을 살아 갈 매우 경건한 권리와 삶의 추구권이 있다.

 

백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를 찾고 있다 전해라. 100세 인생이란 노래가 뜨고 있다.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며 먹어 가는 나이를 스스로 위로 한다. 그 한평생에 반생하고 조금 더 살고 있으니 나는 아직 인생의 청년기를 살고 있는 셈이다.


새벽이면 불현 듯 잠이 깨어 뒤척이다가 가수면 상태가 되다가 어둠이 엷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아침을 맞는다. 예전 어른들이 새벽이면 일어나 부스럭거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아 혼자 웃어 보기도 한다.

 

여행을 하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삶의 간기가 배인 따뜻한 재래시장 투어다. 시장에서 성장통을 겪으며 살아온 유년의 배경에는 예전 난전에서 야채를 파시던 어르신들과 어머니가 보인다.


제주 중문 올레시장에서 한라봉 주스와 감귤빵, 꽁치김밥을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들 틈으로 오메기 떡을 파시던 연세 지긋한 아주머니들이 눈에 띄었다,


상주 중앙시장 5일장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옛날과 비슷한 모습의 각종 난전이 들어선다. 시장 앞에 채소 과일 등을 파는 좌판들은 대부분 할머니들이었는데 연세가 많으신데도 불구하고 직접 수확하신 농산물을 파는 모습이 정겨웠다.


강원도 평창 봉평 재래시장은 메밀의 고장답게 메밀전병, 수수팥떡, 수수부꾸미, 올챙이국수를 찾는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먹거리 골목 요리하고 계시는 할머니들은 모두 앞치마를 입고 다른 젊은 아주머니들처럼 호객행위 같은 것 없이 그저 조용히 손님을 기다리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얼마 전 부산에서는 그 유명한 국제시장 꽃분이네와 깡통시장 그리고 자갈치시장을 구경했다. 규모가 규모인지라 미로같이 이어진 시장은 너무나 혼잡해 어질어질할 정도였다.


이름난 맛집을 가기보다는 시장 속속 들여다보기가 목적인지라 난전의 먹거리에 눈길이 갔다. 시장 초입부터 먹자골목이 형성되어 충무김밥, 비빔당면, 순대, 유부주머니, 유부동, 부산어묵을 파는 할머니들은 찬바람에도 곧게 앉아 씩씩하게 삶을 누비고 계셨다.

 

OECD가 최근 발표한 연금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들은 34개 회원국 중 가장 늦은 나이까지 일해야 하고 노인 두 명 중 한명은 빈곤의 늪에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기대수명은 2년 길고 일해야 하는 기간은 8년 더 길어 쉬는 기간이 짧아 건강하고 편안한 노년의 삶을 누리는 노인인구는 사실 얼마 되지 않다고 봐야 한다.

 

지금도 시장에 가면 목발 짚은 늙은 훈이 엄마의 생선 좌판이 보인다. 허리 굽은 금옥이 할머니 야채가 바람에 마른다. 두 분 모두 살아생전 어머니와 시장을 지키시던 분들이다.


삶의 터전에서 생을 다하는 그날까지 행복한 마음으로 사는 아름다운 노인, 왠지 국밥 한 그릇 후루룩 생각나는 날이다.



필자 : 유영희 시인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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