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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1-06 11:46:07
  • 수정 2016-01-15 15: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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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앳되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박두진 朴斗鎭 시인. [1916.3.10~1998.9.16]


호는 혜산 경기 안성 출생.

1939년 문예지 《문장(文章)》에 시가 추천됨으로써 시단에 등단.

1946년부터 박목월(朴木月)·조지훈(趙芝熏) 등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

자연과 신의 영원한 참신성을 노래한 30여 권의 시집

평론·수필·시평 등을 통해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연세대·우석대·이화여대·단국대·추계예술대 교수와 예술원 회원을 역임.

아세아자유문학상(1956)·삼일문화상(1970)·

예술원상(1976)·인촌상(1988)·지용문학상(1989) 등을 수상.

저서에 《거미의 성좌》 《고산식물》 《서한체》

《수석연가》 《박두진문학전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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