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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7-17 07: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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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운공방 송용운 대표

[발언대 = 용운공방 송용운] 저의 고향은 서울이지만, 안성이 좋아서 안성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며 15년째 살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대나무로 낚싯대를 만드는 전통대나무낚싯대를 제작하고 있으며, 영광스럽게도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 우리 고유의 전통대나무낚싯대를 정상선물로 드린 바 있으며, 안성맞춤명장으로 선정되어 지금은 보개면 분토마을에 거주하며 용운공방이라는 작은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안성은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고 크고 작은 저수지가 많아서 낚시하기 위해 젊어서부터 자주 찾던 곳이라 늘 안성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고, 더구나 안성은 대나무 죽(竹)자를 사용하는 지명이 많을 만큼 대나무가 풍성한 곳이고 낚싯대를 제작하기 적합한 산죽(山竹)이 자생하는 곳이기에 자연스럽게 안성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시련은 텃세였습니다.

 

이렇게 너무 좋아서 정착한 안성에 첫 번째 시련은 텃세였습니다. 안성으로 오기 전에 여러 지방 도시에 살았던 경험이 있었지만, 안성만큼 텃세가 심한 곳은 정말이지 처음 경험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수시로 진입로를 트랙터로 막아 진출입을 방해하고, 시골마을에 젊은 사람이 이사 오면 노인분들만 있는 마을에서 환영할 일이건만, 무슨 죄를 지은 사람처럼 취급하며 땅을 내놔 길을 더 넓혀라, 옆집 담장을 쌓아 줘라, 등등의 상식 밖의 요구와 모여서 조리돌림 하듯 하는 쑥덕공론에 진절머리가 납니다.

 

안성에 정착한 지 15년이 되었어도, 여전히 이방인 취급하는 안성의 텃세 문화, 정말이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못된 문화입니다. 제 주변에 그 텃세를 못 이겨 안성을 떠난 분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안성에 새로운 이웃이 오면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진정한 이웃으로 공동체로 인정해 주셔야 소멸하는 지방 도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내 자식들도 오랜 이웃들도 떠난 곳 안성에 같이 살아보자고 들어오는 이웃입니다. 부디 따뜻하게 맞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두 번째 시련은 축분 악취입니다.

 

안성은 동서남북 어디나, 마을이나 골짜기나 들에도 축사가 많습니다. 문제는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하고 있는데 축사환경 개선과 축산악취는 여전히 개선이 안하고 있어서, 안성지역 어느 한 곳 빠지지 않고 축산악취가 점령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분토마을은 새벽마다 근처 축사에서 축분을 뒤집으며 발생하는 악취가 정말 대단합니다. 악취가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독가스가 이럴까 싶을 정도입니다.

 

안성을 통과하는 고속도로마다 풍기는 축산악취를 맡으며 그 누가 안성을 방문하고 싶어 하며, 안성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겠습니까.

 

어디 한 곳 빠지지 않고 도시 전체를 감싸는 축산악취. 축산이 그렇게 경쟁력이 있다면 더욱 특화시켜 단지를 조성하고 효과적인 방역과 축분처리 악취를 제거하면 될 텐데, 영점 몇 프로 밖에 안 되는 축산으로 인하여 온 도시가 축산악취에 찌들어 있는 현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축산악취를 잡지 않고서는 안성의 미래는 암울합니다.

 

세 번째는 전혀 살리지 못하는 역사유산, 전통문화유산, 자연유산이 안타깝습니다.

 

안성은 정말이지 너무도 많은 것을 가진 지방 도시입니다. 역사면 역사, 전통과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유산 그리고 서울과 근처의 대도시에서 한 시간 거리의 접근성 게다가 어마어마한 “안성맞춤”이라는 브랜드까지 없는 게 없는 오랜 역사와 전통문화의 도시입니다.

 

안성은 오랜 역사와 문화 전통이 잘 남아있는 곳이지만, 그 많은 역사유산 전통문화유산 그리고 수려한 자연유산 중 뭐 하나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몇일 전에는 죽주산성에 다녀왔습니다. 고려시대에 축성하고 송문주장군이 몽골군을 물리친 역사의 현장입니다. 병자호란때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난하고 결국은 무릎 꿇고 항복하였지만, 죽주산성은 송문주 장군의 지휘 아래 몽고군을 물리친 승리의 장소이지요. 이렇게 멋진 승리의 스토리가 있고 잘 정비된 아름다운 산성이 있음에도 관광자원으로 전혀 활용 못 하고 있습니다.

 

자연도 잘 보존되어있고 성곽 위로 조성된 잔디를 밟으며 가족들과 연인들이 부담 없이 한 바퀴 돌아보기 좋습니다. 내성에는 시원한 약수가 사철 풍부해서 산성을 축성하고 방어하기 최적의 장소였던 것 같습니다.

 

산성으로 올라가는 길 초입에 유치권행사 중인 전원주택단지와 또 그 옆으로는 다른 전원주택지를 조성하는 건지, 산을 깎아내며 공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어떻게 문화재로 지정된 곳에 저런 식으로 전원주택을 개발할 수 있는지 한심하기 그지없더군요.

 

물론 사유지 인지라 개발할 수 있었겠지만, 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생각하고 관광벨트화를 구상하고 있다면 시에서 매입해서 주차장으로 개발했어야 했습니다.

 

현재의 주차장은 차 6~7대 주차하면 꽉 차는 협소한 공간, 이래서야 이 좋은 죽주산성을 방문하고자 해도 몇 명이나 올 수 있을는지. 슬픈 현실입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지역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없는 스토리까지 만들어 홍보하는 상황인데, 안타깝다 못해 한심합니다. 더구나 이 죽주산성은 한참 전에 성균관대 남정숙교수님에게 문화개발에 관한 연구용역까지 마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찌 이리 내팽개쳐 놓는지요.

 

서울과 1시간 거리 주변에 성남 이천 용인 수원 화성 오산 평택 천안까지 대도시와 인접하고 있어 접근성도 좋고 그 많은 전통 문화와 보존된 자연까지 볼거리가 차고도 넘치고, 게다가 "안성맞춤"이라는 어마어마한 브랜드까지 있건만, 무분별한 개발로 공장만 유치하려는 현실은 안타깝습니다.

 

기업과 공장은 아무 곳에나 무분별하게 허가해 주지 말고, 정해진 구역에 조화롭게 유치하여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화성의 난개발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제 공장유치를 한다 해도 기존의 토대를 다 딱아 논 타 도시들을 따라 잡을 수가 없습니다. 기업과 공장유치는 균형을 이룰 정도로 하고, 우리가 타 도시에 비해 경쟁력 있는 역사 문화 전통 자연을 전면에 내세운 플랜을 다시 짜야합니다.

 

지방자치시대에 시장이 바뀌어도 안성맞춤의 전통과 문화를 살리는 기본 정책은 계속 이어저야 하는데, 그때마다 널뛰기하니 뭐 하나를 살리기는커녕 평택의 화장실로 치부 당하는 현실은 치욕적이기까지 합니다.

 

1조에 가까운 1년 예산 중에 집행 못 한 예산이 4,500억에 이른다는 지역신문의 기사 내용은 실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집행 못 해 남은 예산으로 안성시 전체에 만연한 축산 악취 폐수를 해결하고, 죽주산성에 고증을 받아 망루를 설치하고 주차장을 확보하고 전통과 문화의 도시답게 한옥마을도 여기저기 조성하면 될 텐데. 그 어마어마한 예산을 집행 안 하고 반납하는 현실은 정말 암울합니다.

 

우리 안성은, 우리가 품고 있는 안성의 역사 문화 자연 관광자원이 얼마나 가치 있고 활용가능한지를 모르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안성은 고려시대 최대 유적지이자 수많은 고려석불들 칠장사, 운수암, 석남사, 등의 수많은 전설과 설화가 있고, 고삼호수, 금광호수, 용설호수, 청룡호수 등 아름다운 호수들, 승리의 역사 죽주산성의 아름다움, 안성맞춤 유기를 비롯한 안성맞춤 장인들, 안성맞춤랜드와 남사당패, 박두진 박목월 조병화 등 문인들과 태평무와 향당무 등 수많은 재인들. 미리내성지와 일죽성지, 이외에 너무나 많고 많은 관광자원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거봉과 산해진미가 있는 곳 안성!

 

이런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보석을 무시하고 남의 것을 부러워하는 미련함에 가슴이 턱턱 막힐 뿐입니다. 

저는,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을 가족 같은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며, 주말이면 서울 및 각 도시에서 향당무와 태평무를 관람하러 오고, 명장의 거리에서는 유기를 제작하고 대장간에서는 망치 소리 경쾌하고, 주말마다 안성천변에서 열리는 공예품 벼룩시장에는 웃음소리 드높고, 안성맞춤랜드에서는 남사당패 공연소리 왁자지껄하고, 


아름다운 수변을 산책하는 사람들, 죽주산성 둘레 길을 거닐며 힐링하고, 잘 닦여진 임도에는 MTB 타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안성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안성맞춤의 고장에서 용운공방 송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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