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호의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8장에서 안성이 조선시대 3대장 중 하나였다는 걸 보았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에 안성 우시장도 ‘어마무시’하게 컸다는 것은 그와 관련이 있을까. 물론 두말하면 잔소리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가 안성장과 연관 있다고?
안성우시장 이야기를 들어가기 전에 안성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까한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란 대사가 나오는 동화 알고 있지. 남매와 홀어머니가 산골에 살고 있었다. 어머니는 남매를 위해 장터에 가려고 고개를 넘으려했다. 이때, 호랑이가 나타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했다. 결국 어머니는 호랑이에게 잡아먹혔다는 동화 ‘해님달님’의 한 장면 말이다.
이 동화의 장소가 바로 안성(금광면 상중리)과 진천의 경계에 있는 배티고개라는 이야기가 있다. 안성 배티고개 근처에 사는 안성주민들(상중리와 석하리)은 자신의 마을의 이야기라며, 대대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사실 위의 이야기에서 떡은 소를, 호랑이는 산적을, 어머니는 농민을 가리킨다. 그 옛날 진천사람들도 소를 몰고 배티고개를 넘어 안서성우시장을 왔다.
이때, 산적들은 소를 팔러 가는 사람을 봐두었다가, 소를 팔고 다시 배티고개를 넘어오는 농민들의 돈을 빼앗았다고 한다. 산세가 깊고 고개가 험한데도 굳이 진천사람들이 그 고개를 넘어 소를 팔러간 것은, 그만큼 안성우시장이 유명했다는 증거다.
지금의 안성시보건소 일대가 안성우시장이었다.
안성장이 컸던 만큼 안성 안성우시장도 컸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안성엔 세 곳의 큰 우시장이 있었다. 안성읍내 우시장, 죽산 우시장, 주천우시장(일죽면)이었다. 물론 안성 읍내 우시장이 제일 컸다.
안성 읍내 우시장이 열렸던 곳은 안성천변 건너 도기동 일대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의 안성시보건소 일대였다. 그 장소가 선택된 것은 일단 안성읍내의 장터와 가깝기 때문이었고 터가 넓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안성우시장이 날을 따로 잡아 열린 게 아니라 안성장날에 열렸다는 이야기다. 그 옛날 교통이 발달되지 않은 농민들이라면 그랬어야 했다.
안성의 우시장의 거래규모는 이랬다. 1924년 안성의 3개 우시장에서는 총 8,365두의 소가 시장에 나와 4,188두가 거래되었다. 안성장과 같이 5일에 한 번 열리는 우시장이니까, 1년에 약 73회의 우시장이 섰다.
총 수의 73을 나누면, 하루 평균 114두의 소가 장에 나와서, 57두의 소가 팔렸다는 이야기다. 장에 나온 소의 절반이 실제로 사고 팔렸다니 타율도 좋은 편이다. 그 중 안성읍내 우시장에선 약 40여두가 실제로 거래되었단다.
안성읍내 우시장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적인 규모를 자랑하였다. 그 후 점차 그 규모가 약해져서 소와 더불어 다른 가축이 거래되기 시작했다. 그 가축시장도 시들해져서 안성우시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가축시장이 끝까지 있었던 곳이 지금의 안성시보건소 일대였다.
안성장터국밥이 안성우시장이 흥행했다는 역사적 증거.
안성에 우시장이 흥행했다는 증거로 지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안성장터국밥’이다.
안성이 조선 3대 장터 중 하나였다면, 안성장에 온 사람들이 먹은 식사량도 대단했을 것이다. 안성에 우시장이 컸다면, 물론 그 음식의 주재료는 소고기였을 것이다. 이 둘을 만족 시켜 안성장에서 탄생한 음식이 안성소머리국밥이었다.
안성소머리국밥은 1920년대 초 안성 우시장으로 이어지는 ‘쇠전거리’ 한 귀퉁이에 작은 가마솥 하나를 걸고 팔던 국밥집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이 진화되어 ‘안성장터국밥’, ‘안성국밥’이라 했다. 지금은 현재 도기동에 ‘안성장터국밥’집과 안성시내 안일옥이 맛집으로 남아있다.
지금도 ‘현대판 안성우시장’은 살아있다.
이 장의 제목이 “소파는 시장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왜 없어”였다. 그랬다. 도기동 일대에 있었던 화려한 우시장은 사라졌다. 하지만, 그 우시장의 전통은 안성축협에 의해 현대식 우시장으로 거듭났다.
2000년도 초반에 안성 중리동에 있었던 ‘송아지 경매시장’이 2009년 4월에 지금의 자리(금광면 개산리)로 옮겨와서 성행하고 있다. 사람들은 여기를 우시장으로 부르기도 한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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