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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작가 송상호의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 30-3편 안성이란 이름에 그렇게 깊은 뜻이.
  • 기사등록 2021-06-01 09: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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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에 걸쳐 연재되는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는 2019년 9월에 출간되어 3쇄를 찍은 작가 송상호의 책이다. 그가 안성사람들의 자긍심과 안성의 미래를 위해 쓴 책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총 30편의 이야기를 매주 1편씩 안성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이 책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도록 만들어졌으며, 안성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내용으로 가득하다.[편집자 주]

  

▲ 송상호 작가의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책 표지

    

[송상호의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안성을 왜 안성이라고 했을까. 안성에 살면서 이런 질문해본 적 있는 사람 손!! 그런 적 있다는 당신이라면 이 이야기를 풀어가기가 쉽다. 물론 안 해봤다고 어려울 건 없다. 어차피 이래나 저래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테니까. 하하하하.

 

축하한다, 안성. 2관왕 달성이다.

 

안성이란 이름을 알려면, 먼저 한자부터 살펴봐야 한다. 한자로는 ‘安城’이라 쓴다. ‘편안할 안安’에 ‘성 성城’이다. 말 그대로 ‘편안한 성’이다. 실제로 ‘위태로움이 없고 편안하며 탈 없는 성곽’이란 뜻으로 ‘안성’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적의 침입을 막아내어 위태로움이 없는 편안한 성’이 바로 안성이다.

 

최부의 시에도 ‘산은 동북쪽을 막아서 저절로 성이 되고, 지세는 서남으로 트이고 기름진 벌판이 질펀하다’고 했다. 이것은 땅 모양이 북방으로부터 침입하는 외적을 방어하기에, 유리한 요새지에 적합하다는 말이다.

 

편안하다는 것을 영어로는 크게 ‘1.comfortable 2.relaxed 3.easy 4.peaceful’ 등으로 쓸 수 있다. 이 4개 중 굳이 나는 4번을 선택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아래로 가면 분명해진다. 그러고 보니 ‘안성’은 영어로 'peaceful castle 평화스러운 성‘ 이니셜로는 “PC”다. 축하한다. 안성이 ‘백성(화이트 캐슬)’에 이어 ‘캐슬’로 2관왕 달성이다. 안성! 너 좀 “쩐다 쩔어”.

 

아하! 이래서 안성이라고 했군.

 

한자로 알아본 ‘안성’은 크게 두 가지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첫 번째 뜻은 긍정적인 뜻이고, 또 다른 뜻은 부정적인 뜻이다.

 

긍정적인 뜻으로는 안성은 말 그대로 ‘편안한 성’이다. 안성은 ‘편안한 고을’이란 의미다. 편안하다는 것은 그만큼 지리적 환경이 풍요롭다는 거다. 실제로 안성은 안성평야를 가지고 있다. 거기서 난 안성 쌀은 경기미로 분류되며, 이천과 여주 쌀에 버금간다. 뿐만 아니라 안성 포도, 안성 배 등 과일이 유명하고, 안성 한우와 일죽 돼지가 유명하다. 안성은 풍요롭고 편안한 땅이 분명하다.

 

지리적으로는 평택보다 높은 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안성지형은 ‘높은 지대에 자리 잡은 성처럼 편안한 곳’이란 의미를 담게 되었다. 성을 높은 곳에 쌓아서 안전함을 도모하는 것처럼 말이다. 안성은 그렇게 보면 하늘이 내린 성과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비교적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안성엔 내세울 만한 큰 강이 없다(뒤에 가서 보겠지만, 호수가 많은 직접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큰 강이 없다는 것은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거다.

 

실제로 1982년과 2006년에 일어난 홍수 피해를 제외하곤 장마시기마다 침수 사태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2006년 현수동 홍수도 둑이 안성시내와 반대방향으로 무너져서 생긴 홍수였다. 말 그대로 안성은 자연재해로부터 편안한 곳이다. 과학이 발달되지 않은 그 옛날엔 안성은 지형적으로도 큰 축복을 받은 곳이다.

 

내가 안성에 온지 20년 쯤 되었는데, 안성 원주민들은 서두르는 법이 별로 없다. 말투도 “냅둬유. 그러는 겨”라면서 충청도 사람인지 경기도 사람인지 헷갈리게 한다. 삶 자체가 대도시의 사람들보다 느릿느릿 하다. 아마도 지리적 자연적 영향이 큰듯하다.

 

그런 면에서 안성은 평화를 일구어내기 적합한 곳이다. ‘평화-peace’가 ‘가득 full’한 성, 즉 ‘peaceful castle’이 분명하다.

 

“제발 우리 좀 가만히 냅 둬유”

 

▲ 송상호 작가

그렇다면 부정적인 뜻은 무얼까. 사실 이것은 부정적인 뜻이라기보다 다른 이중적인 뜻이라 해야 정확할 듯하다.

 

‘편안한 성’이라서 ‘안성’이라 한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싶은 성’이라 ‘안성’이라고 한 듯하다. 이게 무슨 개풀 뜯어 먹는 소리냐고. 진정하고 잠시 들어보라.

 

앞에서 살펴본 대로 안성은 고구려의 땅 내혜홀이었다. 백제가 쳐들어와서 백제 땅으로 만들었다. 그러다가 삼국통일이 되면서 신라 땅이 되었다. 신라 땅이 되면서 ‘백성’이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940년(태조 23) 고려시대에 지금의 이름인 안성현으로 바뀌었다.

 

여기까지만 봐도 안성 땅이 얼마나 괴로웠던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안성고을 사람들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고구려가 쳐들어와서 고을을 짓밟으면서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더니, 백제가 쳐들어와서는 온갖 횡포와 노략질을 하면서 백제 땅이라고 선포했다. 급기야 신라가 통일하면서 고구려와 백제와 놀던 잡종고을이라고 차별하기까지 한다.

 

사실 안성고을에 사는 안성사람들이야 고구려면 어떻고, 백제면 어떻고, 신라면 어떠한가. 모두 각 나라의 왕을 비롯한 관리들이 자신들의 영토를 넓히려고 쳐들어온 거 아닌가. 거기 사는 민중들이야 누가 왕이 되어도 좋지만, 자신들을 편안하고 안전하게만 해주면 그만이다.

 

그런데 역사에서도 보았지만, 결코 그렇지 못했다. 아니 그 반대였다. 풍요롭고 안전한 땅을 차지하려고 삼국이 들이대는 바람에 피해본 것은 안성사람들이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제대로 터졌다.

 

안성사람들은 생각했다.

‘아! 저 놈들만 쳐들어오지 않았어도 우리끼리 편안하게 잘 사는 건데. 믿을 놈 하나 없다. 우리끼리 뭉치자. 우리 가족과 우리 몫은 우리가 지킨다’.

 

이런 난리를 겪고 난 안성사람들은 무엇보다 ‘평화와 안전’이 절실했다. 그 염원을 담아 고을 이름을 ‘안성’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편안한 성’이 되기를 바라는 맘을 고을 이름에 담았다. ‘편안한 성’이라기보다 ‘편안할 성’인 게다.

 

안성 사람들이 분단국가에서 할 일이 분명히 있다.

 

왜 ‘편안하다’는 의미의 4가지 영어 중 'peaceful'을 택했는지 알겠는가. 안성사람들에겐 그 무엇보다 평화가 절실했다. 평화 위에 풍요도 있다는 걸 안성사람들은 뼈저리게 느꼈다.

 

지금도 남북이 분단된 한반도는 주변강대국의 위협과 남북 간의 대치로 인해 평화가 많이 부족하다. 안성이 해야 할 역사적 사명이 분명히 있다. 안성사람들 특히 안성젊은이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덧붙이는 글]
저자 송상호는 안성에 이사 온 지 20년차다. 2001년 일죽에서 ‘더아모의집(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임의집)’을 열었으나, 텃새로 인해 보금자리에서 세 번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다. 2005년부터 안성신문 등 각종 신문에 기자로 활동했고, 지금은 금광면 양지편마을에서 마을주민과 어울려 살면서 글을 쓰고 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19금을 금하라> 유심 | 2018.10.19, <더불어 바이러스> 유심 | 2017.01.18, <그래도 종교가 희망이다> 유심 | 2016.05.31, <모든 종교는 구라다> 개정판, 유심 | 2015.08.31,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 유심 | 2015.08.31, <자녀 독립 만세> 삼인 | 2013.03.19, <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 겨> 자리 | 2012.05.07, <우리 아이 절대 교회 보내지 마라> 자리 | 2011.07.20, <예수의 콤플렉스> 삼인 | 2011.06.30., <학교시대는 끝났다> 신인문사 | 2010.07.26, <모든 종교는 구라다> 자리 | 2009.06.30, <문명 패러독스> 인물과사상사 | 2008.12.26 등 총 11권의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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