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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작가 송상호의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 30-2편 안성탕면은 안성이 만든 라면인가?
  • 기사등록 2021-05-24 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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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0회에 걸쳐 연재되는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는 2019년 9월에 출간되어 3쇄를 찍은 작가 송상호의 책이다. 그가 안성사람들의 자긍심과 안성의 미래를 위해 쓴 책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총 30편의 이야기를 매주 1편씩 안성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이 책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도록 만들어졌으며, 안성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내용으로 가득하다.[편집자 주]


▲ 송상호 작가

[송상호의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안성탕면은 안성에서 만들어서 안성탕면이라고 한 게 맞을까. 그 대답은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 이야기 속으로 GO! GO!

 

도시 안성 보다 라면 ‘안성탕면’이 더 유명하다(?)

 

다른 도시사람들이 나와 나눈 대화다.

“어디에서 왔어요?”

“네. 안성에서요”

“네? 안양요?”

“그게 아닌데요”

“아. 그럼 안산이군요”

“헐~ 안성이라니까요.”

 

이런 대화를 보며 안성사람인 당신도 “맞다 맞아” 하실 게다.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다. 하지만, 이 대화에서도 한방에 해결하는 해결사가 있으니 바로 ‘안성탕면’이다. 다른 도시 사람에게 나를 소개할 때, 이렇게 하면 된다.

 

“‘안성탕면’ 만드는 안성에서 왔어요”

그럼 사람들은 단박에 알아듣는다. 자존심 상하지만, 안성보다 안성탕면이 훨씬 유명(?)하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요즘 아이들 말로 “인정~ 어 ~인정”이다. 하하하하.

 

원조 안성댁은 따로 있었다.

 

“누가 안보더라도 열심히 일하고요. 누가 안보더라도 열심히 공부하고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먹고요. ♩♪♬오오오 ~ 국물맛이 진국일세. 농심 안성탕면♩♪♬”.

 

이게 뭔지 단박에 알아보는 사람은 아재다. 그것도 백만 년 전 아재다. 그렇다. 이것은 바로 안성탕면 CF대사다. 1983년 안성탕면 제조 원년에 제작된 CF다. 이 CF 주인공은 코미디계의 레전드 이주일씨다. 왜 그 있지 않는가. “못생겨서 죄송합니다”와 “콩나물 팍팍 무쳤냐?”란 유행어를 만들어낸 아재 코미디언 말이다.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할 일이 하나 있다. 방송 드라마에서 가끔씩 나오는 ‘안성댁’의 원조는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사람들은 모두 ‘안성댁’하면 ‘배우 박희진’을 떠올린다. 2005년 MBC에서 방영된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란 드라마가 유명세를 타면서, 극중에서 배우 박희진이 자신을 ‘안성댁’이라고 소개한 게 화근(?)이었다.

 

하지만, 원조 ‘안성댁’은 따로 있었다. 바로 배우 강부자다. 1985년 배우 강부자는 안성탕면 전속 모델로 등장한다. 급기야 CF 속 대사에서 “안성댁? 안성댁?”이라고 부르면, 강부자가 “네”라고 대답한다.

 

이로서 원조 안성댁은 배우 강부자가 확실하다. 안성탕면 공식 2대 안성댁은 배우 이유리다. 여기서 잠깐. “강부자가 누군지? 이유리가 누군지? 궁금해요. 궁금하면 500원”이 아니고, 검색해봐라. 아~ 맞다. 검색하는 김에 ‘이주일’도. 하하하하.

 

30년째 삼시세끼를 안성탕면 먹는 할아버지.

 

그 CF 대사 중 힌트가 하나 있다.

“내입에 안성맞춤, 농심 안성탕면♩♪♬”

바로 그거다.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안성맞춤’이었다. 안성맞춤의 유래에 대해선 뒷장에 가면 확실하게 알려 주겠다. 아무튼 사전에 ‘안성맞춤’을 ‘조건이나 상황이 어떤 경우나 상황에 잘 어울림’이란 건 ‘안 비밀’이다. 그 라면이 ‘내 입에 딱 어울리고 잘 맞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안성맞춤 탕면’이란 뜻이 되겠다.

 

그렇다면, 안성에 있어서 안성탕면은 아니란 말인가. 그럴 리가 있나. 실제로 안성탕면 농심공장은 ‘경기도 안성시 공단로 28 (신소현동)’을 주소로 하고 있다. 안성사람들은 그 공장이 있는 곳을 ‘농심공단’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 공장 주변에 크고 작은 공장들이 있고, 그 중에 제일 잘 알려진 농심 안성공장을 대표 아닌 대표로 생각하는 모양새다. 농심 안성공장은 라면 스프 전문공장이다. 하루 900만개의 스프를 생산하니 놀랍다. 참고로 부산에도 안성탕면 농심공장이 있다.

 

그 라면과 스프가 꽤나 맛있긴 하나보다. 30년째 삼시세끼 안성탕면만 먹어 화제가 되었던 박병구 할아버지(1929년생,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광덕리 거주)가 있다. 이 할아버지의 안성탕면 사랑이 알려지자 농심은 26년째 박할아버지에게 안성탕면을 무상으로 제공했고, 이 소식이 각종 매체와 인터넷을 타고 세상에 알려졌다. 대단하다고 할밖에.


안성과 안성탕면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이.

 

안성지역은 예부터 곡창지대로, 또한 소시장으로 유명했다. '안성맞춤'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던 고장이었다. 안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점에 착안하여 지명과 국물 맛을 강조한 라면이름을 지었다는 것이다.

 

안성에 공장이 있기 때문에 안성탕면이라고 한 것은 필연적인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말에 광고를 할 땐 "안성의 대단위 공장에서 생산되는..."이라는 말을 꼭 붙여 넣었었다.

 

반면에 ‘안성에서 내려오던 라면’이란 의미도 있다. ‘안성탕면’이란 한자로는 ‘안성에서 끓인 국수‘라는 뜻이다. 일반적인 얼큰한 국물 맛이 아닌 구수한 맛이어서 일본의 미소라멘(된장라면)과 흡사하다고 한다.

 

실제로 안성 농심공장은 남다른 라면스프를 만들기로 유명하다.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라면 맛은 스프 맛이다. 안성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안성사람들의 맛있는 국수의 전통을 잇는다는 의미도 있다하겠다.(이렇게 대놓고 이야기하다가 안성탕면 직원이 이 글을 읽으면 나는 엿 된다. 무식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하하하하)

 

정리하자면, 총 3가지 뜻 (우리 입에 ‘안성맞춤 맛’이라고 안성탕면, 안성에 공장이 있어서 안성탕면, 안성사람들의 안성맞춤 국수의 전통을 이어간다는 의미로 안성탕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오랫동안 안성에서 생산되는 ‘안성탕면’ 덕분에 안성의 인지도가 올라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바꿔 말하면 안성탕면 공장이 안성에 있으므로 안성탕면 홍보마케팅은 확실히 되는 것도 사실이다. 서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인 셈이다.

 

내가 이런 글을 쓸 줄 알았으면, 농심 안성공장 측으로부터 이 책 제작 후원이나 받을 걸 그랬나 싶다.



[덧붙이는 글]
저자 송상호. 저자 송상호는 안성에 이사 온 지 20년차다. 2001년 일죽에서 ‘더아모의집(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임의집)’을 열었으나, 텃새로 인해 보금자리에서 세 번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다. 2005년부터 안성신문 등 각종 신문에 기자로 활동했고, 지금은 금광면 양지편마을에서 마을주민과 어울려 살면서 글을 쓰고 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19금을 금하라> 유심 | 2018.10.19, <더불어 바이러스> 유심 | 2017.01.18, <그래도 종교가 희망이다> 유심 | 2016.05.31, <모든 종교는 구라다> 개정판, 유심 | 2015.08.31,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 유심 | 2015.08.31, <자녀 독립 만세> 삼인 | 2013.03.19, <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 겨> 자리 | 2012.05.07, <우리 아이 절대 교회 보내지 마라> 자리 | 2011.07.20, <예수의 콤플렉스> 삼인 | 2011.06.30., <학교시대는 끝났다> 신인문사 | 2010.07.26, <모든 종교는 구라다> 자리 | 2009.06.30, <문명 패러독스> 인물과사상사 | 2008.12.26 등 총 11권의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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