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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1-26 11: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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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만발한 그날로 정해요

 

남겨두고 간 목소리와 눈빛 들이키죠

 

침착하게 보이려고 한 권의 책과 수면제를 집어 들어요*

 

페이지마다 구겨 넣은 사막의 밤들

여긴 바람도, 햇빛도, 글자들 사이로 숨어버리죠

막힌 기류가 맥박수를 높여요

모래바람은 자고 나면 넓어져요

 

혹등은 높아만 가나요

 

편자를 박지 않은 맨발로 당신을 걸어가요

 

영구차에 탄 얼굴을 기억해요

 

높아가는 벽을 오르다 깨어난 아침,

내민 손이 녹아버려요

 

나와 상관없는 바람이 스물네 시간 몸속을 기어 다녀요

 

*위니콧『붕괴의 공포』중에서

    




 

 

숙면을 취해야 함은 건강과 다음날 컨디션 조절 때문이다. 열심히 뛴 하루 끝은 교감신경의 작용과 잔여 카페인으로 상기된 몸은 쉽게 잠들기 어렵다. 가만히 있으니 자신의 의사와 관련 없이 물방울 같은 상념이 하나 둘 떠오른다. 사라지지 않는다. 방에 혼자 있을 때는 부재와 결핍에서 오는 혼돈에 대한 위니콧이 제시한 상황과 비슷해진다. 한정된 공간에서 화자는 이를 하나씩 인정해주며 소멸시키고 있다.(박용진 시인/평론가)

 

    



 

 


도복희 시인

  


  

충남 부여 출생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한남대학교 사회문화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11《문학사상》등단

2018 시집『그녀의 사막』『바퀴는 달의 외곽으로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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