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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0-09 08: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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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솔가지를 쑤셔 넣고 젖은 나무가지에 불을 피운다.

매캐한 연기가 나며 탈것 같지 않던 나무에 불은 붙어서,

화르륵 타던 날들이 언제였나 생각하다 '첫'이 떠오른다.

첫 키스 첫 직장 첫 아이 첫 눈, '첫'음절이 불티로 날린다.

 

어쩌면 모든 순간이 '첫'이고 우리는 첫 불씨를 담고 있다.

첫 마음으로 사랑하고 첫 이별을 하고 첫 죽음을 맞는다.

앗, 뜨거워 심장이 놀라고 속죄하는 날이 날로 늘어가면서,

불씨는 다시 구멍 속에서 젖은 시간 화톳불로 타들어간다.

 

    


 

 

'불멍'이란 장작불을 보며 멍하게 있다는 신조어다. 젖은 가지를 태우며 '첫'이라는 무인칭과의 대화를 통해 지금이라고 느끼는 여기에서 많은 추억을 소환한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순간은 일기일회(一期一會)로서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첫'은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 꺼지지 않게 불씨를 안고서 펼친 기억 저편이 아름답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우중화 詩人

    


 

2019.《리토피아》등단

시집 『주문을 푸는 여자 』'막비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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