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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선 / 유병란
-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나를 무던히도 괴롭히던 남자 동창을 만났다심술과 장난기 가득한 얼굴은 간데 없고의젓한 중년 모습이 낯설다 초등학교 3학...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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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의 共感同感] 생의 감각
- [유영희의 共感同感] 할아버지의 구두 병원 앞, 커다란 벚꽃이 팝콘처럼 꽃을 피웠다. 울퉁불퉁 거칠게 드러난 밑동 뿌리에 고양이 백구두와 나비가 발톱을 ...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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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꽃무릇에 기대어 / 김미선
- 여름이 기울자 천상에 기댄 사랑이 붉은 변주곡으로 출렁인다선운사 도솔천을 가로질러오로라 피어오르고불굴의 심장들이숨 가쁘게 내달린다경계를 뛰...
-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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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오늘도 파랑새가 태어난다 / 권이화
- 무대 위에서 파랑파랑 어깨를 팔랑거리며곧 쓰러질 힘으로 버틴다고 당신이 울 때 파랑새는 태어난다 파랑파랑 노래를 부른다 당신이 걸었던 해...
-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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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의 共感同感] 지금 이 순간
- [유영희의 共感同感] 법정스님이 남긴 일기일회(一期一會)란 아름다운 법문이 있다. ‘일생에 단 한번 만나는 인연’의 뜻이면서 기회이기도 하다. 인생에...
- 2024-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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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비, 너무 많은 느낌표 / 김성희
- 떠들어대듯 쏟아지는 빗줄기는허공의 테마, 오감을 부풀리는 합창 사라진 봄꽃이 내 기분에 관여하듯이빗소리에 역류하는 먼 시간의 행방을 묻는다 ...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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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의 共感同感] 봄비를 듣는 시간
- [유영희의 共感同感] ‘눈이 녹아 비나 물이 된다’는 우수(雨水)가 지났다. 봄기운이 가득한 봄비가 종일 내린다. 덕산기 계곡에서 홀로 일 년차를 맞은 미망...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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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안녕, 바다 / 신진향
- 어쩌면, 벌써 파도가 시작되는 곳으로 가고 싶었어 습관적인 출렁임이 쌓여 굳은 살을 가지게 되면 뜨거운 물도 만질 수 있는, 연약한 것들의 연약하...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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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의 共感同感] 최고의 날들
- [유영희의 共感同感] 창문 밖 바람소리 휭휭하다. 따스한 집안으로 공격해올 듯 소리에 민감하다. 겨울바람은 평화롭기보다 을씨년스럽다. 제일 두꺼운 외투...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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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흰색 크레파스 / 예경숙
- 키 크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야 넌 킷값도 못하니? 흰색은 쓸모없어 쓴소리 들으며 구석자리로 밀려나기도 해 그렇다고 눈길 한 번 받지 ...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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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의 共感同感] 소망하다
- [유영희의 共感同感] “새해 소망은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란 제목의 무겁고 가슴 아픈 뉴스를 듣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끝까지 후퇴 없어”는 말...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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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별멍 / 류옥진
- 해발 850미터 고지 황매산 중턱자유를 담을 빈 마음이 별을 기다린다성급하게 나선 손톱 같은 낮달이내 기다림을 초라하게 할지라도까만 어둠이 온 세상...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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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눈 사람 / 김인정
- 눈이 오네요사각 테이블 아래 발자국 두 개가 울고 있습니다누구를 기다리는 걸까요아하! 눈사람이었군요 낡고 긴 의자에 홀로 앉아 더 커다란 눈사람이 ...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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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의 共感同感] 유추프라카치아 꽃
- [유영희의 共感同感] 가나다순 저장된 전화기 주소록을 검색한다. 오래전 연락이 끊어진 인연부터 일 관계나 어느 순간 친구로 다가온 이름을 곰곰이 들여다...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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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야행성 / 박춘희
- 빛이 들지 않는 지하 방은 편안한 안식처이다 눅눅하고 부드러운 습기가 있는 곳 열심히 땅굴을 파서 멋진 터널을 만들고주름진 터널이 지면 위를 기어 ...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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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의 共感同感] 나눔의 기쁨
- [유영희의 共感同感] 사는 일에는 늘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있다. 김장을 위한 가장 기본적 준비인 고춧가루를 사지 않아 안하는 쪽으로 마음을 두고 있었는...
-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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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증거인멸 되다, 남산동 / 안윤하
- 반월당에서 보현사 지나대도극장 앞 단팥죽점방 지나남문시장의 사탕가게 지나닷새 만에 열리는 우시장 지나물비누 팔던 비누공장 지나도랑의 작은 다...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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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의 共感同感] 나무의 옷장
- [유영희의 共感同感] 느티나무, 벚나무, 은행나무와 소나무가 몸을 비우고 있다. 거리는 온통 바람과 비에 나뒹굴다 고요히 침묵하는 잎들로 울울하다. 빗...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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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집게 / 류봉희
- 소라게가 지나간다등에 소라가 없으니이젠 집게가 되었다. 바닷가에 빗물이 스며들 때어딘가 모를 허무어깨가 흔들리는 듯 하다. 아무것도 없다, ...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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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숙의 AESTHETIC] ‘언젠가는 죽는다’가 아니라 언제든 죽는다
- [김선숙의 AESTHETIC] 예전 고교 시절엔 죽음이란 단어를 생각만 해도 잠이 오지 않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앉아 있기도 하고 이 지구상에 내 존재가 없어져도 ...
- 2023-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