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9-03-05 12:56:11
기사수정


▲ 김학용 자유한국당 국회의원(前 국회 국방위원장)


한미간 공조 불통 속에서 고장난 네비게이션으로 위험천만한 안보 곡예운전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는 NSC 전체회의에서“영변 핵시설의 영구폐기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안보인식이 황당 그 자체입니다.

 

지금 미국과 북한은 새로운 핵시설의 공개와 폐기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 대통령은‘동맹’임을 강조하는 미국과 공조를 맞추기는커녕 오히려 북한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외에 최소 두 곳 이상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북한이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 시설을 포함한 전체 핵 프로그램 폐기를 약속해야 북한이 원하는 전면적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이 주장은 그동안 저를 비롯한 자유한국당과 보수진영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내용으로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도, 대통령과 청와대는 북한이 감추고 있다는 핵시설에 대해서 그 흔한 유감표명이나 항의조차 하지 못하면서, 그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한다니 이쯤에서 제재를 완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상식 밖의 언급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쯤되면 대통령의 과도한 북한바라기가 먹고살기 바쁜 국민들에게 새로운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북한이 감추고 있다는 핵시설을 대통령과 청와대가 사전에 알았는지, 몰랐는지도 밝혀야 합니다. 미국과의 공조 불발로 이 사실을 몰랐다면 문 대통령의 운전자론은 더 이상 유효하지 못합니다. 또한, 알고서도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를 풀려고 했다면, 이는 대통령의 과도한 북한바라기로 대다수 국민의 상식과 배치되는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더군다나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실패하고, 장기화될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마당에 한미연합훈련마저 축소ㆍ중단해 오합지졸의 군대를 만든데서야 이 정부를 국민이 더 이상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이 일본의 유명한‘오사카성의 함락’역사와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아들인 히데요리는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패한 후, 오사카성으로 들어와 농성전을 시작했습니다.


오사카성은 해자(성을 방어하기 위한 깊은 수로)로 둘러싸여 있는 등 삼중 사중으로 대비된 매우 견고한 성인지라 어지간해서는 뚫리지가 않습니다. 오랜 전투를 하면서도 공격할 방법이 없어 성을 함락하지 못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이 성을 점령하기 위한 계략으로 평화선언 및 종전 제안을 하게 됩니다.


히데요리가 이를 수락했고, 도쿠가와는 평화협정의 조건으로 해자를 메워 종전과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자고 제안합니다. 히데요리는 병력을 동원해 해자를 메웠고 그 후 이에야스는 기습적으로 성을 공격해 함락시켰습니다. 종전과 평화의 약속을 어겼다는 비난에 대해 이에야스는“적장의 말을 믿는 바보가 어디 있느냐?”고 응수했다고 합니다.

 

오사카성의 함락 역사가 한국에서 재연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이번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은 북한 비핵화가 그만큼 어렵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셈입니다. 협상이 잘 되면 한반도가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겠지만, 오사카성의 함락처럼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청와대는 비핵화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희망에 앞서 국제사회와의 물샐 틈 없는 공조를 바탕으로 우리 안보시스템의 중요한 축인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그 어느 때보다 튼튼히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트럼프가 미국의 방위비를 아끼기 위한 조치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더라도, 나라의 안보가 걸린 문제를 이렇게 쉽게 결정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한미연합훈련 축소ㆍ중단을 재검토하라는 것이 국민의 엄중한 요구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2019년 3월 5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김 학 용(前 국회 국방위원장)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rtimes.co.kr/news/view.php?idx=9901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안성불교 사암연합회, 부처님 오신 날…
2024 안성미협 정기전
문화로 살기좋은 문화도시 안성
0.안성시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운영
'고향사랑 기부제'
한경국립대학교
산책길
공도독서실
임웅재 한영
설경철 주산 암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