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8-01-22 16:04:49
기사수정


▲ 정상희 대표의 한라봉 하우스. 노란 복주머니를 닮은 한라봉이 주렁주렁 걸려 있다.


안성시 대덕면 죽리 244번지 2,314m²(700평)의 농지에 지은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탱글탱글 윤기가 흐르는 노란 복주머니가 주렁주렁 걸려있다.


복주머니는 그동안 아열대작물로 제주도에서만 재배된다고 알려진 특수작물 한라봉이다. 안타깝지만 지구 온난화로 농작물 재배 한계선이 북상하면서 안성에서도 한라봉이 재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안성사람은 드물었다. 아니 재배사실을 안다하더라도 제주산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한라봉'을 생각하면 명산 한라산의 이름을 딴 데다 1990년대 초부터 제주도에서 생산되기 시작하여 생산량이 가장 많은 탓으로 제주도를 연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30년 전인 1987년에 나주에 가장 먼저 들여와 시험재배 후 95년 '부지화'란 이름으로 출하된 것을 아는 사람역시 드물다.


필자가 1월 21일 방문한 정상희(58세)대표의 안성 한라봉 과원에는 지금 크고 작은 한라봉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한 그루에 50∼60개는 족히 넘어 보인다. 복주머니 모양처럼 생긴 진노랑색 한라봉은 제 안에 탐스러운 복을 가득 채워 누군가에게 전하려는 듯 보였다.


▲ 노란 복주머니를 닮은 한라봉. 향이 상큼하고 맛이 달콤한 겨울철 대표 과일이다.


정대표는 요즘 절정의 수확기를 맞은 한라봉을 따느라 분주하다. 알음알음 구매자들이 생겨나며 직거래 물량도 꽤 된다고 전하는 그의 입가에 흐르는 엷은 미소만으로도 지난 7년 전 과원을 시작 할 때의 어려움은 떨궈 낸 것처럼 보였다.


그는 "700평에서 3㎏상자로 약 4,000박스 정도는 거뜬히 딸 것 같습니다. 가격도 괜찮아요.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소매가가 3㎏에 2∼3만 원씩 하니까. 작년 첫 출하보다 더 나아요."라는 그의 말속에 한라봉 재배 불모지인 안성에서 성공적인 재배농민으로서 자존감이 묻어난다.


“안성은 일조량이 제주보다도 연평균 300∼400시간 더 많고 토질 등의 영향과 일교차가 큰 지역으로 제주보다 당도와 저장성이 뛰어나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발휘한다.”며, “농약사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과일이지요. 향이 상큼하고 맛은 달콤하니 이 보다 좋은 겨울철 과일이 더 있겠어요.”라고 말하는 정 대표의 말속에 자부심이 가득하다.


▲ 수확한 한라봉은 3kg상자에 담겨 판매된다.


정 대표가 먹어보라고 준 한라봉은 비슷한 크기의 오렌지와 달리 적당한 신맛도 섞여 있고, 맛에서 남다른 향을 품고 있었으며, 과즙도 풍부해 몇 개를 먹어도 처음 그 맛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들 둘이 있는데 그 놈들이 농사를 지을까 모르겠지만 저는 저에게 주어진 숙명이라 생각하며 농사에 임하고 있어요.”라며, 정대표는 한라봉 수확은 오는 3월까지 계속된다고 귀띔한다.


“한라봉 농가라는 이정표도 없어 여간해서 찾기 힘들었다.”고 말하는 필자에게 “전화주시면 제가 달려가니 어렵지 않을 겁니다.”라며, 후하고 낙천적인 농심을 전한다. 이정표도 없고 연락처도 없어 하우스를 살피니 입구 쪽에 010-2441-1165라고 쓴 조그마한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주렁주렁 걸린 복주머니를 뒤로하고 하우스를 나오며, 농사가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네 농부님들도 많은 변화와 혁신을 위해 애쓰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rtimes.co.kr/news/view.php?idx=6930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안성불교 사암연합회, 부처님 오신 날…
2024 안성미협 정기전
문화로 살기좋은 문화도시 안성
0.안성시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운영
'고향사랑 기부제'
한경국립대학교
만복식당
설경철 주산 암산
넥스트팬지아
산책길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