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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2-02 23:01:24
  • 수정 2017-12-03 05: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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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아이가 보았네 / 들에 핀인 장미화 / 갓 피어난 어여쁜 /그 향기에 탐나서 / 정신없이 보네 장미화야 장미화 / 들에 핀 장미화”


소년이 장미를 꺾어서 그것을 취하는 순간, 장미와 소년 사이에는 관계가 형성되고, 소년의 입장에서 그 장미는 특정한 장미, '그 장미(the rose, das Röslein)'가 된다. 마치 김춘수의 시에서 이름을 불러준 순간 '꽃'이 된 것처럼. 88세, 87세의 부부듀엣인 권현덕씨와 김오덕씨는 장미였다.


▲ 88세, 87세의 부부듀엣인 권현덕씨와 김오덕씨는 손목을 꼭 잡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들장미를 우리말과 독어로 불러서 큰 박수를 받았다.


12월 2일 실버라는 이름에 걸맞는 중후하고 멋지게 연세 드신 분들이 고운 한복을 차려 입고 안성맞춤 아트홀 소공연장 무대로 나오신다. 한 분한분이 어찌 그리 소중하고 귀해 보이던지 300여 객석을 가득메운 많은 사람 중 하나인 필자는 절로 박수를 치고 있었다.


조명아래 서있는 그들의 모습이 조금은 긴장되어 보였지만 이내 고희전 안성시실버합창단 지휘자와 얼굴을 마주하고서는 입가에 미소를 가득 짓는다. 아마도 고희전 지휘자가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무엇인가 최면을 걸었을 것이다.


이날 이지원 반주자와 지휘자 고희전과 함께 부른 보리밭, 얼굴, 임이 오시는지, 목련화는 우리 모두가 귀에 익숙한 가곡이어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얼굴을 솔로로 부른 합창단의 단장의 목소리는 그 어느 소프라노보다 풍부한 성량을 자랑했다. 들을 때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전율을 느낀다.


연예인협회의 김성근회장이 지도하고 있는 안성 실버합창단의 중창단은 ‘바닷가에서’,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행복’을 불렀다. 김성근회장은 중창단을 ‘소녀시대’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고 객석에서는 긍정적인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88세, 87세의 부부듀엣인 권현덕씨와 김오덕씨는 손목을 꼭 잡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들장미를 우리말과 독어로 불러서 큰 박수를 받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두 분이셨다.


게스트로 함께 해준 염진욱, 김준연, 김은희 성악가는 앞의 무대에서 잠시 벗어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생동감을 주었다. 김준연성악가는 눈시울이 붉어지기까지 했다. 그만큼 정신을 집중해서 성악을 불렀으리라.


이 정기연주회에 사회를 본 정영선씨는 백성교회 담임목사로 깔끔하고 정갈한 진행으로 연주회에 모여든 관객의 마음을 무대로 모아주었다.


▲ 공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는 안성 실버합창단과 고희전 지휘자


안성시실버 합창단원들은 매주 화요일 백성교회에 모여 연습을 하고 있다. 목소리가 꼭 좋아서보다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더 많이 모여들어 실버합창단원의 한사람으로 근사한 삶을 살아가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안성시실버합창단원의 합창을 듣고 있으면 어머니생각이 많이 나고 문득문득 어머니가 즐겨 부르시던 가요와 가곡 등이 생각나서 따라 부르며 먼 기억을 회상하게 된다. 소 공연장에 모여든 사람들이 나와 같이 마음의 위로를 받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을 것이라 생각 들었다.


2017년 한 장남은 달력 그 속엔 필자도 있었고, 그들도 들어 있었다. 실버 합창단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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