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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1-23 05: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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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해 내는 것이 신의 영역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신과 인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인간은 창조하는 데 헌신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창조하는 데 헌신하는 것은 예술가 밖에 없겠구나” 

 문순우 종합예술가의 말 중-


▲ 왼쪽부터 김선엽, 정은정, 정경호 아티스트


지난 21일 숨소리와 몸짓. 첫사랑 같은 순정한 아티스트들의 희망의 언어가 쿵쿵 소리를 내며 우리들 심장 속으로 떨어졌다.


순간 필자와 더불어 안성아트홀을 가득 메운 600여 군중 사이로 블루지한 재즈를 몰고 오다가 배꽃처럼 청순한 몸짓을 굴려 떨어뜨리는 이 아찔한 13人의 젊은이들.


그들은 사람이 아직 보지 못한 것을 보는 힘을 가졌고, 사람의 혼을 표현하며,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필자는 그들과 사랑에 빠져 들었다.


암전을 찢고 들어오는 힙합전사 김선엽과 남성듀오가 만들어 내는 코밭트색 배경 속으로 관객들은 보라가 되고 주홍색이 되어버렸다 그 젊은이는 인기그룹 울랄라세션의 안무를 만들어낸 안성의 숨은 진주였다.


‘진리를 구하고 끊임없이 진보, 향상하려는 인간의 정신적 활동, 또는 그에 따른 정신적, 물질적인 성과’라고 풀이되는 문화의 정의를 다시 상기시키게 한 서양과 동양문화의 접목. ‘KBS FM 한국의 클래식, 내일의 주역들’에 선정된 김진택 기타리스트는 중요무형문화재 정은정양이 풀어내는 해금의 절절함에 영화 ‘디어헌터’의 메인 곡을 녹여내고 있었다. 

 

스케치 없이 그려내 놓는 정경호 성악가의 진한 베이스. 깊이를 젤 수 없었으며 그가 ‘그리워’를 노래할 때 홀연히 격정적인 쇼팽의 감정을 끌어내는 임주연 피아니스트의 몸짓. 그들은 안성이 낳은 아들, 딸이었다. 

 

▲ 왼쪽부터 신동근, 임주연, 최동주 아티스트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 중인 신동근, 윤희영 남녀듀엣의 하모니, MBC 듀엣가요제에서 옥주현과 함께 노래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최동주군의 소름끼치는 가창력의 기원은 안성이었다.


아울러 풀롯의 박예지양 숨소리와 영혼의 이야기를 들려준 양창근 색소폰 연주자는 관객들을 선율 위로 여행하는 여행가들로 만들어 놓았다.


▲ 왼쪽부터 김진택, 양창근, 박예지 아티스트


몇 백일의 밤을 새우고 몇 년 치의 예술적인 갈증에 대해 고민을 해온 이상헌 안성예총회장은 “안성출신의 세계적인 젊은 아티스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정작 안성에서는 그들을 제대로 조명해 볼 기회가 없었다.”며, “안성맞춤 아트홀 개관에 즈음하여 그들을 꺼내 안성예술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오랫동안 가슴에 품은 이야기를 전했다.


▲ 좌측부터 안성시의회 권혁진 의장, 안성예총 이상헌 회장


그도 그럴 것이 예술은 그 특성상 짧은 시간 안에 열매를 맺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예술이라는 강물에 재능 있는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들 수 있도록 물길을 내야하고 마음껏 고민하면서 예술적 정신을 갈고닦을 수 있도록 시간을 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어울려 각자의 예술적 성과를 나누고 성장할 수 있는 터를 닦아주는 일들 모두가 예술에 투자하는 일이다. 예술문화의 선봉장이라고 할 수 있는 그의 기획과 투자에 찬사를 보낼 밖에. 


백미는 말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바이올리니스트 최초로 Paganini 24 Caprices 전곡과 바흔 무반주 전곡을 모두 녹음했으며, 솔로이스트로서 5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한 이보경 바이올리니스트의 카르멘 환상곡 연주는 신의 영역에 도전 하는 것 같았다.


▲ 왼쪽부터 이보경, 권은경, 김이슬 아티스트


이어진 그녀 권은경. 중모리에서 자진모리로 휘감던 무희의 꽃잎처럼 하늘거리는 몸짓은 이미 휘모리로 달려들며 모든 이들의 숨을 끊어 놓는다. 현대무용가 김이슬양의 춤과 연기는 모노드라마가 흘러나오는 마법의 항아리 속에 가둬버렸다. 그 마법에 헤어나지 못하도록 만드는 걸스힙합 다온 팀은 솔직하고 강한 전달력을 가진 힙합댄스로 휘날레를 장식한다. 이들 모두 큰 수확이었다.


▲ 걸스힙합 다온


7시 30분부터 시작된 안성 젊은 아티스트 페스티벌은 두 시간 반을 훌쩍 넘기며 우려했던 장시간의 공연에도 관객들은 정신의 질량을 가벼이 두지 않았다. 안성공연문화에 임하는 성숙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었다. 안성예술의DNA는 관객들에게서 나온 것이리라. 

 

필자는 성공적으로 끝난 젊은 아티스트들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뒤로하며, 예술가가 자신의 분야에서 내연을 확대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예술 장르와 섞이고 융합해 새로운 화학작용을 만들어내는 교류로 새로운 방법론과 표현양식을 만들어내며 예술적 외연을 넓혀나가야 할 일은 이제 젊은이들만의 몫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예술의 전당이 부럽지 않은 안성맞춤아트홀 벽면에서 정결히 빛나고 있는 네온사인에 아주 긴 사유를 걸어두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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