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2-12-08 09:45:25
기사수정

 



한국 전쟁 참전 용사인 아버지의 서랍은

항상 자물쇠로 잠겨져 있었다

아버지는 혼자 있을 때만 서랍을 열어보고

누구의 접근도 허락지 않고

아무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멸치선단 그물꾼이자 조리사로 

술을 마셨을 때는 항상 사주경계 후

자물쇠를 무장해제하여

서랍 속의 무언가를 만지작거리셨다

발목지뢰 같은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 후

첫사랑 편지처럼 움켜쥐고 있었던

비밀창고는 강제로 개봉되었고

다정하게 웃고 있는 조부모님의 사진 한 장과

한국전 훈장이 있었다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가장으로

외롭고 지칠 때마다 서랍을 열어보고

가족들을 위해 힘을 내셨던 아버지

 

 

 



 

 

현대사회는 전쟁과 오염의 심화, 창조와 생산의 끝없는 요구로 핍진의 삶은 쉽게 불안해지기 쉽다. 나이 들수록 늘어가는 상실감과 생존의 위기는 추억을 소환하게 되고 추억은 아련한 그리움을 일으킨다.

 

독일의 생물학자인 아네테 크롭베네슈는우리의 밤은 너무 밝다에서 빛 공해에 대해 언급했다. 빛이 가져다주는 긍정의 이미지에 반해 인공조명의 해로움을 얘기했다.

 

시인은 1급 발암물질인 야간 근무에 노출되어 몸에 해로운 인공조명 아래에서 긴장의 연속인 노동으로 주변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심신의 불균형을 감수해야 하는 경찰공무원이다. 아버지가 힘들 때마다 아버지를 떠올렸듯이 시인도 아버지를 떠올리며 힘을 낸다. 짠해진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오봉수 시인



2021년 계간 <</span>한국미소문학> 등단

창원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경찰문화대전 특선

사천문인협회 회원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rtimes.co.kr/news/view.php?idx=23076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김학용후보 배너
윤종군후보 배너
0.안성시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운영
'고향사랑 기부제'
안성 하우스토리 퍼스트시티
한경국립대학교
만복식당
설경철 주산 암산
넥스트팬지아
산책길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