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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2-15 16:37:04
  • 수정 2022-04-13 07: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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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5인조 보이그룹 에이스의 ‘삐딱선’이란 제목의 노래가 있다. 강렬한 트랩비트와 에너지 넘치는 춤을 추는 모습에 사로잡혀 가사를 읽어본다.

 

첫 소절부터 다 진지하고 분명하고 당당하지만 ‘우린 삐딱해 삐딱해 모두 달려가기 바빠 지은 죄가 너무 많아 뵈는 게 없어 뵈는 게 없어, 우린 삐딱선 타자 타자 타자 세상을 뒤집어 모든 걸 불태워.’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외치며 ‘우리의 삐딱선을 타라’고 말하는 정의로운 괴짜들의 이야기가 담긴 곡이라는 해설도 명쾌하다.

 

‘무언가가 못마땅하여 말이나 행동 따위가 비뚤어져 있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삐딱선의 표기다. ‘삐딱하다’는 동의적인 뜻을 가지고 있는데 물건의 형태나 자세가 비스듬하게 기울어 있거나 말투와 행동이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르게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

 

하는 일이 사람(고객)과 대면하는 일이라 늘 에피소드가 따라다닌다. 매장에 근무하다 보면 누구나 겪는 일이니 웬만한 일은 저자세로 비위를 맞춘다.

 

하지만 최근 날이 갈수록 사람들은 점점 인색해지고 트집을 잡으며, 작은 일에도 시비를 걸거나 목청 높여 소란을 피우며 참을성 없는 막무가내가 심해지고 있다.

 

오죽하면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2]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실시되어 고객응대 근로자에게 “폭언, 폭행을 하지 말아 주세요” 방송이 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효력이 미미한 상태이다.

 

식당을 하시는 연세가 조금 있으신 아저씨는 항상 반말과 명령조를 합성하여 “~ 갖고 와”라고 했다가 며칠 전 당찬 젊은 신입동료에게 매운맛을 보았다.

 

“아저씨, 나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하며 조목조목 똘똘하게 따지는 그녀가 예뻐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 이후, 당당하게 스스로 소신발언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함을 눈치를 보며 사라지는 아저씨 뒷모습을 보며 깨달았다.

 

문득 내가 겪었던 사건 하나가 떠오른다. 내 상품진열 카트에 자신의 손을 고의적으로 슬쩍 내리는 장면이 CC카메라에 담겼지만 너무 아파 입원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며 적반하장으로 돈을 요구했다.

 

처음 겪는 일에 당황도 하고 순간 대처할 경황도 없이 일어난 일에 분통이 터졌지만 업무상 일로 처리된 경험이 있다. 그런 방법으로 돈을 뜯어 잘 먹고 잘 사는지 모를 그분은 지금도 어긋난 마음의 삐딱선 여전하지 모르겠다.

 

삶을 살아가는 자세가 때로는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아닐시 그렇다는 것이다. 나와 내 가족을 사랑하고 배려하듯이 타인의 삶을 조금이나 생각하고 이해하는 진정한 마음의 습習에 물들어야 한다.

 

윌리엄 제임스의 저서 <심리학 원리>에서 습관은 보다 힘든 일을 위한 고등 정신 과정을 보호하는 수단으로서는 유용하지만 행동을 점점 틀에 박히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고 백과는 요약하고 있다.

 

삐딱선에 뛰어 올라 유쾌하게 노래하고 춤추는 세상을 만드는 일은 종이배를 접는 일 같아서, 당신도 이 뮤지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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