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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8-14 07: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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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으로 헤엄쳐 나온 싱싱한 바다의 살점,

 

해풍을 타고 온 맛이 접시에 담겨 회전한다

노란 조명을 따라 회전하는 이 방식은 누군가의 눈에 선택되어야 하차할 수 있다

한 때 회전하는 문을 열고 출근하던

비정규직 시절이 있었다

 

갑의 입맛으로 선택되기 위하여 한 자밤 밥알 위에 차려진 고명, 허기진 눈빛을 자극하고 식감을 살려 싱싱하다

 

한 무더기 하얀 생기를 얹은 붉은 혀끝에 푸른 단맛이 차려진다

선택받지 못한 을, 다시 빙글빙글 돌고 날것의 상처가 삶의 바닥에서 퍼덕거릴 때 한 점의 입맛이 되기 위해

얇게 저며지고 단맛 신맛에 버무려졌다

어쩌면 회전은 바다가 견뎌야 할 태풍 같은 것

레일을 회전하는 바다는

출렁, 톡 쏘는 삶의 매운 그물을 입 속으로 던진다

 

 

    


 

 

최고로 긴 장마가 지나간다. 내린 비는 바닥을 지나 공기 중으로 기화해 버린다. '비'라는 단어에는 얼마나 포괄적인 의미망이 퍼져 있는가, 아침밥 먹고 출근하고 귀가하고... 끝없는 회전문처럼 반복하는 비정규직의 일상은 당장의 수치 변화보다 우리를 더 발전시키고 단단하게 만들기에 가치를 논할 수가 없는 스스로에 대한 보증행위라 할 수 있다. '비'처럼 높이 승화할 것이기에. (박용진 시인ㆍ평론가)






 

 

Daisy Kim 詩人

 

서울출생

하와이 거주

2020년 계간 [미네르바]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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