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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퓨전밴드 뿌리 29th. ‘아직 못 다한 이야기’ - 퓨전밴드 뿌리, 29th 콘서트 성황…아직도 끝나지 않은 여운
  • 기사등록 2019-06-15 15: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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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를 알고 사랑을 알고/ 종이학 슬픈 꿈을 알게 되었네/ 어느 날 나의 손에 주었던/키 작은 종이학 한 마리/ 천 번을 접어야만 학이 되는 사연을/ 나에게 전해주며 울먹이던 너/ 못 다했던 우리들의 사랑노래가/ 외로운 이 밤도 저 하늘 별 되어/ 아픈 내 가슴에 맺힌다.


▲ 지난 6월 11일 안성맞춤아트홀 대 공연장에서 29년이라는 세월동안 음악적 자존감을 지켜가고 있는 ‘퓨전밴드 뿌리’의 공연 속에서 어른이 관객들은 그들의 모든 지난 시간과 현재의 공간을 공유해 가고 있었다.

 

‘함께 달린다.’라는 말은 생동감과 동질성을 부여한다. 그 전 '깻잎머리'소녀와 까까머리 소년들의 못 다했던 사랑노래가 ‘제 29회 뿌리콘서트’를 통해 함께 별이 되었다.

 

지난 6월 11일 안성맞춤아트홀 대 공연장에서 29년이라는 세월동안 음악적 자존감을 지켜가고 있는 ‘퓨전밴드 뿌리’의 공연 속에서 어른이 관객들은 그들의 모든 지난 시간과 현재의 공간을 공유해 가고 있었다.

 

1부 ‘자연을 부르다’에서는 뿌리콘서트의 원류 이상헌(기타), 김성근(기타), 이재훈(기타) 아티스트와 허수연(피아노), 권태정(베이스), 양서원(드럼) 등 뿌리밴드 2세대가 어우러져 ‘꿈을 꾼다, 내가 만일, 고향의 봄, 동해의 꿈’을 연주해 내며 아날로그 감성의 이 닳고 닳은 클리셰. 그 순간을 촉촉하게 적시는 8~90년대 발라드 록과 레게풍의 교류는 식상이 아닌 상식처럼 한 부분을 차지하며, 지나온 계절을 담은 ‘퓨전밴드 뿌리’ 공연의 별미로 만들어 냈다.

 

간결하면서 직관적인 서사와 공연무대에 선 캐릭터들이 나지막하게 이어가는 대화. 한산한 카페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옆 테이블의 이야기를 몰래듣다 들킨 것처럼 화들짝 놀라게 하는 2부 ‘안데스의 바람’에서는 딱히 집중해서 듣거나 보지 않아도 저절로 들리는 그들 가우사이의 음악은 자연그대로를 토해냈다.

 

▲ ‘퓨전밴드 뿌리’와 뿌리콘서트에 오랜 벗이자 안데스음악의 전달자인 특별게스트 ‘가우사이밴드(에콰도르 출신 5인조 라틴밴드)’의 연주는 손색없는 감동의 명장면을 연출해 냈다

▲ ‘퓨전밴드 뿌리’의 공연 속에서 어른이 관객들은 그들의 모든 지난 시간과 현재의 공간을 공유해 가고 있었다.


‘퓨전밴드 뿌리’와 뿌리콘서트에 오랜 벗이자 안데스음악의 전달자인 특별게스트 ‘가우사이밴드(에콰도르 출신 5인조 라틴밴드)’의 연주는 손색없는 감동의 명장면을 연출해 내며, 특히 절제되고 정제되지 않은 남미의 삼바 춤 속에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남·녀 댄서의 손짓, 몸동작 하나하나에 관객들은 이미 당신들의 가슴속을 허락해 놓고 쓰러지고 있었다.

 

3부 ‘음악으로 하나되기’에서는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 베싸메무쵸, 쌈바의 여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 천 번을 접어야만 학이 되는 사연들이 채워지고 있는 영혼이 갈급하지 않도록 사람들에게 다가서며, 자진모리에서 휘모리로 또다시 자진모리 옮겨가며 펼쳐진 1시간 40여 분간의 공연 런닝타임 내내 1,000여 관객의 가슴속은 가을에서 겨울 그리고 여름의 서정시로 물들어갔다.

 

앵콜로 ‘걱정말아요 그대’가 이어지자 혼신을 다해 손색없는 노래와 연주를 보여준 출연진들에게 무한 감사의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 그들의 붉어진 눈시울 속에서는 작은 종이학 한 마리가 완성되어가는 감동의 명장면이 비쳐지고 있었다.

 

뿌리콘서트의 원류 이상헌, 김성근 아티스트는 “변함없는 마음으로 뿌리를 지켜 준 가장 큰 힘은 사람과 사람을 엮어주는 음악의 힘과 오랜 동안 뿌리와 함께 오롯이 희망찬 동행을 해준 여러분이 힘이었다.”며, “뿌리콘서트는 계속해서 서로를 안아주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여러분과 만날 것”이라는 인사말로, 안성연예협회가 주최·주관하고 안성시·안성예총이 후원한 “제 29회 뿌리콘서트”의 막을 내렸다.

 

▲ 1시간 40여 분간의 공연 런닝타임 내내 1,000여 관객의 가슴속은 가을에서 겨울 그리고 여름의 서정시로 물들어갔다.

▲ 뿌리콘서트의 원류 이상헌(가운데 기타), 김성근(왼쪽 기타), 이재훈(오른쪽 기타)



한편 예술을 계획적으로 소비하고, 지역민들이 지역예술에 적극적 관심을 가지게 이끌어내고 더 나아가 지역예술가와 관객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실험정신으로 매회 관객의 환호와 박수가 최고의 동행이 되고 있는 ‘뿌리콘서트’는 1회부터 음악의 순수성을 고집하며 29번째를 이어가고 있다.

 

장구한 세월동안 굵고 단단하고 안정적인 뿌리를 내려 음악적 자존감을 지켜가고 있으며,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없는 거목으로 우뚝 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예술적 융합을 꿈꾸는 뿌리 콘서트는 관객들의 감성이 메마르지 않도록 늘 촉촉이 적셔주고 어루만져 주는 음악의 키다리 아저씨로 계속 남겨질 것이다.

 

아울러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프로티켓팅으로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공연문화에서 공연장이 작든 크든 혹은 적거나 많은 관객들에게 공연을 준비할 수 있는 아티스트, 다양한 공연문화를 접하려는 마니아층과의 동행, 그 가능성을 점검해보고, 안성지역 곳곳에서 관객과 공감하는 예술이 현장예술가들과 예술기획자들의 머리에서 눈꽃처럼 피어오르기를 바래본다.

 

“하루하루 ‘퓨전밴드 뿌리’가 들려주는 콘서트가 더 좋아져서 큰일났다 싶어요. 시간이 지나서 그때도 혹시 당신들이 지금 같은 마음이라면 언제든지 저에게 오세요.”

 

“천천히 와도 돼요, 오기만해요, 얼마든지 기다릴테니까.” 30주년을 기다리는 관객의 목소리가 공연장 한켠에서 ‘아직 못 다한 이야기’로 맴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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