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mmi001@hanmail.net
▲ 사진 가운데 일반부 1위 수상자 이정민씨
[우리 지구가 달라졌어요(feat. 다혈질 지구) / 이정민] 현재 지구는 ‘다혈질’ 이다. 기분이 좋으면 온도를 아주 높여버려 말라죽게 하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 영하로 내려간 적 없는 곳도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처럼 얼려버린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땅 속이 1년 내내 언 상태로 있는 지대’ 라는 뜻은 가진 ‘영구동토층’이 녹기 시작했고 그 밑에 얼어 있던 탄소 가스들이 새어 나오기 시작하면서 화난 지구의 화를 더 돋군다. 텍사스는 겨울 이어도 영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기후가 변한 탓에 텍사스가 얼어버려 대비를 하지 못한 아니, 대비를 한 텍사스 주민들도 이정도까지의 추위를 예상하지 못하여 생활이 멈추었다. 그리고 에메랄드처럼 푸른빛을 띠던 지구는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더이상 우주에서 본 푸른색 구슬이 아니다.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얼룩덜룩, 덕지덕지 물들어 보였다. 「붉은 지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들쑥날쑥한 기후변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붉은 지구」 총 4부 영상을 보면서 인터뷰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대(大)자연’ 앞의 인간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연’을 너무 많이 사용했다.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온 시간보다 자연을 이용한 시간이 훨씬 길다. 그래서인지 ‘자연’은 인간 아래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바뀌고 있는 지구는 인간을 집어삼키고 있다. 1부가 시작할 때 아이가 2030이 쓰여진 알람 시계를 끄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알람이 울리는데 그것은 아이의 ‘잠을 깨우는’ 알람이 아닌 인간들에게 ‘지구의 경고’를 알리는 알람 같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20시 30분인데 해가 뜬 것처럼 밝았다. 그렇다고 맑은 날 낮처럼 밝은 것이 아니라 ‘붉은 빛’을 띠며 밝았다. 마치 태양이 지구에 다다른 것처럼. 이것이 단순 연출이 아니라 지구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상태로 지속된다면 정말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였다.
4부를 통틀어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을 1부에서 볼 수 있었다. 나에게 ‘연어’라는 생물은 ‘강인함’을 대변할 수 있는 생물이다. 산란을 위해 자신 몸무게의 수십 배나 될 강물의 압력을 뚫고 역행하는 연어의 모습은 강인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강인한 연어도 기후변화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강의 온도가 높아진 탓에 연어의 껍질이 벗겨졌고, 벗겨진 껍질 밑에 있던 살들도 익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연어들이 떼죽음당한 채 발견되었다. 강인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연어조차도 기후변화에 무너지는 모습은 지구가 인간들에게 하는 살벌한 경고가 아닐까?
2부에선 <</span>침묵의 바다> 제목 그대로 기후변화에 의해 ‘죽어가는’ 바다를 보여줬다. 바다는 ‘생명의 근원지’이라고 할 정도로 ‘생명’에 있어서 정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식처로서, 생물들의 먹이 제공처로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는 먹거리와 직업 등을 제공한다. 이렇게 중요한 바다가 오염되면 ‘자정작용’을 통해 스스로 깨끗하게 전처럼 회복한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가 회복을 못하고 있다. 원래는 먹거리가 넘치고, 깨끗해서 많은 생물들이 있어야 할 바다에 없던 많은 양의 녹조류가 생기고 시작하고, 열대 어류가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겨울에 차가워야 하는 바다는 36년간 3.6도가 올라갔고, 따뜻하기로 유명한 제주도는 따뜻한 걸 넘어 열대 기후의 최초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아열대 기후’가 가속되고 있다. 그래서 바다는 평소 같던 어민들의 기대에 ‘침묵’했다.
육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육지는 바다보다 훨씬, 더 빨리 뜨거워졌다. 3부에서는 우리나라 제주도 한라산에 있는 ‘구상나무’가 집단 고사하고 있고 이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이것을 시작으로, 작물 재배지역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뜨거운 태양빛 때문에 말라 죽는 것은 물론, 기온이 높게 올라간 상태로 오랫동안 지속되어 식물 전염병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농업인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우리의 먹거리도 걱정해야 할 실정이다. 안 그래도 미래에 전 세계에 식량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기후 이상으로 인해 전염병까지 돌아 작물이 병들어 죽는다면 제 6의 대멸종, ‘인간 멸종’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후변화’, ‘환경문제’ 예전부터 한 번씩 대두되는 문제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기후변화나 환경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여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해오고 있다. ‘세계환경의 날’을 만들어 그날만큼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생각을 해보도록 했다. 「붉은 지구」 4부에서는 최근 노르웨이 대통령 선거에 대해 소개했다. 노르웨이에서는 대통령을 뽑는데 유권자들의 공약이 독특했고, 뽑는 사람들 또한 뽑는 기준이 보통의 선거와는 달랐다. 일반적인 선거가 아닌 ‘기후선거’로 진행되었다. 선거의 핵심 쟁점이 ‘석유 생산 중단’이었을 정도로 노르웨이 국민들 대부분이 기후 변화와 지구의 환경에 대해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뽑힌 대통령의 인터뷰가 더 인상적이었다. 파리협약에서 말한 2030년까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간은 ‘9년’밖에 없다는 사실을 적시하며 임기동안 탄소 배출량을 55%나 줄이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노르웨이는 GDP의 13%, 당국 수출의 40%나 차지하는 석유 수출을 하는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기후변화’를 막기위해 나서서 노력하는 것이 놀라웠다.
그런데, 「붉은 지구」 총 4부 영상을 보면서 궁금한 점이 생겼다. 영상에서 보면 갑작스럽게 변한 기후 탓에 적응은 물론 대처도 하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를 막기 위해서 세계가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노력인 것일까? 지구의 기온은 유지하기는커녕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과거 지구는 5번의 대멸종을 겪었다. 그리고 현재 6번째 대멸종이 시작되었다. 지구의 온도가 계속 올라가 20세기 100년동안 500종이 넘는 육지 척추동물이 멸종위기에 처했고, 수생 생물은 대부분 수온에 민감한 생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따뜻해진 수온 탓에 더 많은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파리 협약에서는 2030년까지 절대 평균 온도 상승 2도를 넘지 않게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하도록 많은 나라들이 협약을 맺었다. 또한 세계적으로 환경 단체들의 노력도 환경을 위해 하는 노력은 예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지구의 기온이 나아지지 않는 것을 보았을 때,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나라들 간의 노력, 단체의 노력과 같은 ‘일부의 노력’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의 노력이 있되, 모든 개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모두가 동참하여 욕심을 조금 버리고 진심으로 지구의 온도를 줄이기 위해 탄소 배출에 대해 생각하고 생활한다면 말뿐만이 아닌, 정말 전 지구의 평균 기온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절대 ‘대자연’을 이기거나 아래에 둘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대자연’ 앞의 인간은 한낱 작은 존재 같다. 그렇다고 인간이 자연 아래에 있는 존재도 아니다. 인간과 자연은 동등한 위치, ‘친구’같은 관계가 되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어야 하고, 사용하는 것이 아닌 도움이 되는 존재이어야 한다. ‘좋은 일 뒤에는 나쁜 일이 따른다.’ 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붉은 지구」 영상에서 사람들이 겪은 ‘천재지변(天災地變)’이나 다름없던 대자연의 ‘역습’은 어쩌면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앞에서 말했듯이, 옛날부터 인간은 자연과 어울리는 것보다는 자연을 사용할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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